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향연속나비 Oct 11. 2016

손가락질받는 답정녀

사실은 외로움이 싫었던 것뿐일 텐데

그녀가 불쌍했다. 논쟁의 잘잘못은 사실 의미 없다.


 그런 판단이 안될 그녀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꽤나 성공한 커리어우먼이며 많은 사람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즐기는 모습을,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모습을 사랑한 그가 아닌가.


다만, 누구나 당연시 인정되는 내 사람인데 언짢은 자신의 기분을 이해받기 위해 그녀를 모든 사람의 대적 상대로 만든 그가 미웠다. (무엇보다도 이기적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막혔다.)



 몇 시간이면 사라질 논쟁이라는 세상에서 비난받는 철저히 혼자일 그녀가 안쓰러워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괜찮아."라며 그렇게 몇 년을 함께해온 우정이 있을지라도, 어쩌면 기억조차 제대로 나지 않을 안줏거리에 지나지 않은 가치 없는 일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누구에게나 당연시되는 내 편인 사람이 나를 외롭게 만드는 순간상처를 남기고 만다.



비록 스쳐가는 찰나(刹那)일지라도.



 어떻게 그녀를 위로할 수 있을까 고민해봐도 지혜가 부족한 나는 말을 아끼기로 했다.


결국 이 작은 논쟁의 세상은 몇 시간 뒤면 사라질 것이고,  그날 밤 그는 포근한 이불속에서 미안했다며 그녀를 꼭 안아줄 테니까. 그것으로 그녀의 서운한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말 테니까.


그리고 "괜찮아."라며 말할 수 있는 쿨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순으로 관계라는 구름은 흘러갈 테니까.



그게 내가 바로 결혼하고 싶은 이유이자, 결혼하고 싶지 않은 이유일 거다.


인천 강화 가을 여행. sony a5100 + samyang 12m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