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로코 Barroco Aug 04. 2018

헨델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 나올 법한 뒷이야기

1. 두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남자

헨델은 본래 독일 할레 출신으로 1726년에 영국인으로 귀화하여 죽을 때까지 남은 인생을 영국을 위하여 살았다. 본래 헨델의 독일 이름은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이었는데 귀화하면서 영어식 이름인 조지 프리데릭 헨델(George Frideric Handel)로 바뀌어 불리게 되었다. 이에 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헨델은 후에 왜 영국으로 귀화했냐고 묻는 친구의 질문에 "내 성의 a 위에 붙어 다니는 먼지 같은 점 두 개를 떨치고 싶어서였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따라서 헨델을 어떻게 부르느냐에 대한 문제는 헨델의 어떠한 네셔널리티(독일 혹은 영국)를 강조하고 싶은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바이다.



2. 수상음악(Water Music)의 탄생 배경

헨델은 1710년부터 하노버 선제후의 악장을 맡게 되었다. 부임한 지 얼마 안 되어 그는 영국 런던으로 1년의 휴가를 가게 되는데 독일로 돌아간 후 또 휴가를 얻어 영국을 방문하게 된다. 두 차례의 방문에서 헨델은 대대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앤 여황의 총애까지 받게 되자 두 번째 휴가에는 아예 눌러살기로 결심하고 독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앤 여왕이 1714년 사망하고 하노버의 선제후가 조지 1세로 등극하게 된다. 이미 여러 차례 그의 신의를 저버렸던 헨델로서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국왕은 노발대발할 게 뻔하고 자칫 잘못하면 영국에서의 헨델의 입지가 하루아침에 무너져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국왕이 템즈 강에서 뱃놀이를 할 거란 정보를 입수한다. 그리하여 탄생한 음악이 바로 <수상음악>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이곳으로: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568123&cid=59000&categoryId=59000 


다행히 국왕은 음악에 매우 만족하였고 단원들에게 세 번이나 더 연주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한다.



3. '할렐루야 코러스'에서의 기립은 여전히 미스터리

이건 대학 시절에 들었는데 할렐루야가 연주될 때 기립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하셨다. 게다가 국왕이 왜 기립했는지에 관해서도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1) 왕이 정말로 감명받아서 일어났다. 2) 지각한 왕을 보고 청중석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예의상 일어섰다. 3) 두 시간여의 연주에 지루함 및 엉덩이 부위의 통증(!)을 느낀 왕이 통증을 완화하고자 일어섰다. 등등.....


사실 미국 살면서 단 한 번도 외국 사람들이 연주하는 <메시아>는 들어본 적도 없고 여기에 관해서 리서치를 해본 적은 없지만 어찌 보면 그만큼 음악에 대한 경외심이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담겨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



4. 영국인으로 추앙받은 헨델

비록 헨델 사후 그의 장례식은 조용하게 치러졌으나 많은 영국인들이 슬픔에 잠겼으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인파는 엄청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시신은 많은 예술가들학자 등이 묻혀 있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시인의 코너(Poets' Corner)'에 안치되었다.


독일 태생인 헨델이 왜 이렇게 영국인들로부터 인정받고 그의 사후 몇 세기 동안은 영국에 이렇다 할 작곡가가 나오지 않았다는 말까지 나온 배경에는 아마도 오라토리오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발전시켜 나간 데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 사실 헨델 이전에도, 혹은 동시대에도 바로크 작곡가들은 오라토리오를 남겼으나 텍스트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자국민 밖에 없었다. 하지만 헨델은 영어 가사를 채택함으로 인하여 오라토리오의 대중화에 기여하였고 그의 대표작 <메시>는 그야말로 인간 승리의 표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 이미지 출처: Creative Commons

매거진의 이전글 J. S. Bach의 올바른 한글 표기와 발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