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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로코 Barroco May 11. 2020

나의 노래방 18번 곡

지금도 잠에서 바로 깨면 잘 부를 것만 같은 노래 

때는 2015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5년 전쯤이 되겠다.


하야시바라 메구미에 한참 입덕 하던 시기, 그 당시는 메구상의 많은 노래들이 유튜브 저작권 걸리기 직전이어서 유튜브를 통하여 메구상의 주옥같은 노래들을 접했는데 한 노래가 마음에 쏙 들었고 순간, 나의 목소리와도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에 시험 삼아 노래를 틀어놓고 녹음을 해보았다. (MR은 도무지 구할 수 없으니까) 


그리고 들어봤는데 난생처음 내 진짜 목소리를 듣는 거라 낯설기도 하고 해서 가족과 주위의 몇몇 분들께 들려드렸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은 것이었다. 대부분의 반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너 아닌 거 같다.' '새롭다.' '목소리가 일본의 누구누구 닮았다.' 그리고 심지어 어떤 분께선 앞으로도 노래 계속해보라는 권유까지 해주셨다. 


여기에 힘입어 그때부터 조금씩 노래를 불러 공유를 해왔는데 아무래도 (음악은 전공했지만) 아마추어 실력이다 보니 내가 부른 노래로 크게 유명세를 타고나 그러지는 않았다. 사실 유명해진다는 거에 대해서 부담감도 있고 그냥 소수들로부터나마 인정만 받을 수 있다면 장땡이라는 심리 때문에 이미 모든 건 거의 포기하고 내려놓은 상태이다. 


어쨌거나 나의 손을 거쳐간 노래들이 몇 곡 더 있었지만 여전히 나의 마음속에는 초심을 가지고 열심에 임했던 5년 전의 그때 그 노래가 지금도 잊히지 않고 있다. 그렇게 해서 하나의 해프닝(?)으로만 끝나나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일이 벌어졌다! 


(코로나 터지기 전) 작년 연말에 우연히 노래방에 가서 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성격상 부끄럼도 많고 그래서 그냥 박수쳐 주고 호응해 주는 정도로만 있었다. 그런데 주변 분위기도 있고 해서 한 곡 정도만 부르자 해서 노래 책자를 뒤적거리던 중 하필이면 하도 많은 노래들 중에서 그 노래를 발견해 버렸다. 그 순간 나의 심장은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내리신 철호의 기회다.'라고. 


사실 일본 노래라서 망설이긴 했지만 친구 분께서 상관없다고 해서 과감하게 예약하고 내 차례가 되자 노래를 불렀는데 처음 소절에서 마이크가 꺼져 있는 줄 몰랐던 시추에이션. 다행히 괜찮다고 하던 친구 분께서 도와주셔서 노래를 끝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는데 정작 화면에서 노래 가사와 분위기와는 전혀 맞지 않은 이상한 춤 동작이 등장하여 다른 분들께서 그거 따라 하셨는데 그거 보고 웃음 참느라 고생 좀 했다. 


그래서 결과는 어떻게 되었냐고? 기계에 맹신해선 안 되지만 90점이 나와서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아 인사하고 퇴장(?)하였다. 


2019년 12월 15일 자 트윗 


사실 조금 전에도 밝혔듯이 책자에서 노래 타이틀을 보는 순간부터 예약 기다리고 노래 부르는 동안 너무 긴장해서 실력 발휘는 제대로 못 했지만 그날에도 예상외로 목소리가 예쁘고 잘 어울린다고 해주셔서 나름 만족하며 귀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동반하신 가족분께서는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는... 저, 잘했나요?? ;;;


어쨌든 지금도 그때 그 순간을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그리고 여전히 잊을 수 없었던 게 오카자키 상께서 워낙에 전주 부분 스트링 편곡을 잘 하셔서(직접 하신거 맞나?) 다들 처음 듣는데도 오오~ 이런 반응이었다는 거. 이쯤 되면 무슨 노래인지 궁금들 하실 텐데 마침 원곡이 유튜브에 있어서 여기에 공유해본다. https://youtu.be/ssUYm8OLuFc

岡崎律子 - Good Luck!



* 헤더 이미지: Unsplash에서 가져옴 




유튜브가 재생이 안 된다는 댓글에 음원을 직접 들을 수 있는 링크를 공유해드립니다. 제가 공유한 오카자키 버전은 아니라 메구상 버전이지만 어쨌든 CD1 2번트랙입니다. 

https://www.melon.com/album/detail.htm?albumId=10059547


or, 유튜브에서 Megumi Hayashibara - Good Luck!이라 검색하면 나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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