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시대가 참 많이 변했다는 걸 느낀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웹사이트나 SNS의 유행도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데 필자의 대학 시절과 함께 해온 싸이월드가 최근에 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도토리로 산 브금이 거의 3백 개 가까이 되어서) 사진은 다 백업해두었지만 뭐랄까 트렌드를 잘 간과하지 못하고 쇠퇴하는 모습이 초래한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건 요즘만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았던 때는 없었던 거 같다. 개인적인 경험담을 조금 밝히자면 사실 나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 컴퓨터를 늦게 접했고 스마트폰 또한 경제적 사정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남들보다 늦게 사용하게 되었다. 하지만 익숙해지기 시작하니 어느새 금방 고수(?)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는데 이제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없는 삶은 도무지 상상할 수 없다. 궁금한 게 있으면 무조건 구글링부터 하고 보는 나.
이러한 가운데 유튜브가 있다. 사실 필자는 유튜브가 구글에게 잡아먹히기 전부터 십 년 가까이 운영해오던 채널이 있었다. 하지만 떠올리고 싶지 않은 흑역사 때문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컴퓨터의 숨어있는 기능을 발견하여 얼떨결에 새로 채널을 만들어 운영해온지 3주 정도 되었다. 아직은 이렇다 할 뚜렷한 반응은 없지만 날로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음을 발견하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기억의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다시 맞춰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중 대부분은 바로 바로크 음악인데 유튜브에서 유명하다는 바로크 음악 관련 영상은 안 본 게 거의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오늘도 음악을 듣고 재생목록에 추가하는 과정 속에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준 유튜브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이 문득 들었다.
나의 클래식 입문은 라디오로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데 음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컴퓨터를 다룰 줄 몰랐던 학창 시절에는 예를 들어 곡이 시작되기 전이나 끝난 뒤 DJ가 멘트 해주는 연주자 이름이나 정보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수밖에 없었다. 시대 악기에 대해서도 라디오에서 대충 들었지 실제로 현대 악기와 어떻게 다르게 생겼는지 알 길이 없었고 또한 유명 지휘자들의 모습 또한 전혀 알 수 없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대학시절 본격적인 음악 공부를 시작하면서 컴퓨터를 조금씩 다룰 수 있게 되자 나의 궁금증은 하나둘씩 해결되어 갔다. 아~ 말로만 듣던 이 사람이 이렇게 생겼구나~ 내추럴 트럼펫이랑 호른이 (현대랑) 이렇게 다르구나~ 등등... 그리고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와 유튜브를 알게 되었고 이곳에서 나는 본격적으로 음악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사실 공부라고 하기에는 조금 안 어울리는 말이고 유튜브는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나에게 있어서는 음악 감상의 보물 창고라고 할 수 있겠다. 유튜브가 있었기에 나는 한 때 쳄발로 연주자를 꿈꾸었고 주옥같은 시대악기 유명 연주들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게다가 듣고 싶은 건 웬만하면 다 나온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음악 유튜버로서의 새로운 삶도 시작하게 되면서 나에 대한 피알과 타인과의 소통을 영어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계기까지 만들어지게 되었다.
비록 지금은 소수이지만 언젠가는 나의 편곡 작품들도 빛을 볼 날이 올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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