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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로코 Barroco Aug 15. 2020

할 수 있어요, 다만 숨길뿐이지

한 달째 음악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오면서 대학 시절의 습작들이긴 하지만 나의 작품들도 몇 개 올렸다.

그런데 올려놓고 나서 보니 죄다 피아노 솔로를 위한 곡들이다. 그래서 다른 실내악들도 쭉~ 들어보고 그랬는데 기계의 한계로 음향의 밸런스가 전혀 맞질 않아 그냥 업로드하는 걸 포기하게 되었다.  

그래서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들었다. "Barroco는 피아노 곡만 쓸 줄 아나 봐?"라고 혹여나 평가받는 게 아닐까라고... 

물론 피아노는 옛날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가장 자신 있는 악기이다. 하지만 다른 악기들을 위한 작품들도 어쩔 수 없이 써야 했기에 내 나름대로 악기에 대한 공부도 해보고 음악도 많이 들어봤다. 

그중에서도 내가 아낀다고 할 수 있는 악기는 바로 플룻이었는데 그 이유인 즉, 한 때 아브라함 라보리엘과 콤비로 많이 활돟하였던 휴스토 알마리오의 연주에 심취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플룻의 다양한 기법들을 알게 되었고 그걸 트리오에 접목시켰었는데 반응이 좋은 편이었다. 그리하여 나의 손에서 플룻, 첼로, 그리고 피아노 구성의 삼중주 작품이 두 개나 탄생되었다. 

그리고 첼로 또한 사실 바이올린보다 더 좋아하는 현악기이다.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들 하는데 정말 들으면 들을수록 첼로만의 중후하면서도 개성 있는 매력에 안 빠질 수가 없다. 그래서 또한 첼로를 위한 론도도 썼었다. 

그럼 유튜브에 왜 안 올리느냐, 음향에 대한 문제는 앞에서 이야기하였고,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작곡가로서 나의 아이디어가 도용될까 봐 두려워서이다. (나에게서 이런 말 하는 건 좀 교만 같다만) 앞에서 언급한 트리오나 첼로 론도나 주제를 듣게 되면 어떻게 그런 기발한 선율을 만들게 된 거지?라고 의문을 품을 정도로 잘 쓰였고 실제로 담당 교수님께서도 이 부분에 대하여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당시 교수님께 뭐라 말씀드렸는지도 기억나지 않고 사실 그 선율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도 에피소드 같은 게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딱 하나 떠오르는 건 그냥 길 가다가 마음속에서 강력하게 선율이 들렸다는 거 정도만... 

아무튼 나름 고심해서 쓴 작품들인데 대학 연주회에서 연주된 걸로만 족하지 대학을 벗어나 세계 초연이니 뭐니 하는 더 이상의 것들을 나는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사실 다양한 악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어서 전문적인 아닌 그냥 이론적으로 어깨너머로만 알고 있는 수준일 뿐이다.  

그래서 지금은 옛날만큼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편곡 위주로 하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좋은 가사를 받아서(혹은 만들어서) 노래를 하나 작곡했음 하는 작은 소망도 있다. 



*헤더 이미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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