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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로코 Barroco Oct 07. 2020

눈물을 펑펑 쏟으며 쓰는 글

음악을 들으면 행복해져야 하는 게 아닌가? 

Ghibli Best Stories라는 악보집을 구매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올 생각을 안 한다. 

이번 주 안에는 온다는데 요즘 집콕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에 있는 악보들은 성이 안 차며 질렸고 빨리 내 수준에 맞는 새 악보를 받아서 집중하며 올인해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런데 오늘 일이 터졌다. 그래서 지금도 눈물 백천 바가지는 쏟아내며 악보집에 수록된 지브리 음악들을 들으며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는 이유는 힐링, 조금이라도 마음이 치유되길 바란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하다. 그런데 지금 분노 슬픔 좌절 등의 안 좋은 감정을 가진 상태에서 들으니 나 자신이 너무나도 초라하게만 느껴진다. 남과 비교하면 안 되지만 명색이 그래도 작곡전공인데 남들처럼 내로라하는 노래나 곡을 낸 적도 없고 바로크 음악만 듣다 보니 편곡할 수 있는 분야도 한정적이다. 

곡을 왜 안 만드냐는 소리를 최근에도 들었다. 웃어른께서 말씀하시는 거니 그냥 언젠가 되겠지요~라며 웃으며 넘기지만 속으로는 사실 불편한 마음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 성격 자체가 내성적이고 막상 내가 쓴 곡이 유명해지면 좋다기보다는 부끄러운 감정 같은 게 크게 작용한다. 편곡은 덜한데 창작곡이나 노래 같은 경우는 나의 깊숙한 내면 속 영혼의 벌거벗음까지도 공개된다는 느낌이다. 그게 싫다. 

그래서 다른 작곡가들은 자신의 곡이 연주되거나 유명해지면 어떤 기분일지 문득 궁금해진다. 

암튼 덕분에 눈물이 말라 더 이상 안 나오는 거 같다. 열매가 어떻든 간에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한 거지 안 그래? 

다행인 게 이 글 쓰고 저녁을 함께 먹으면서 화해 모드로 다시 밝아졌다는... ^^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만들어준 브런치 땡큐~ 


* 헤더 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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