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도시 밀라노

익숙한 고속도로 vs 작은 엘리베이터

by hope

드디어 밀라노 공항 도착!

호텔까지는 픽업서비스가 있어서 다행히 편하게 숙소까지 갈 수 있었다. 그런데 가는 길이 참 익숙하게 느껴진다. 보통 공항은 도심에 있지 않고 외각에 있다 보니 약간 우리나라 시골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돌로미티에서 가이드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박정희대통령 때 독일로 파견한 광부나 간호사를 위로하러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을 때 독일의 고속도로를 보고 우리나라에 만들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형이 달라 우리나라와 비슷한 이탈리아의 고속도로시스템을 따라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었다고 한다. 내가 느낀 익숙함이 그런 역사가 있었구나 싶어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탈리아라는 나라가 더욱 친숙하게 느껴진다.


긴 비행시간과 호텔까지의 이동을 마치고 드디어 저녁 11시가 넘은 시간 호텔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시간으로는 새벽 6시다. 우리가 묵게 될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의 호텔에서 우린 모두 2인실을 배정받았다. 네 명인 우리는 둘씩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오기 전부터 그게 고민이었다. 커넥팅룸은 한 번도 가능하지 않았고 층이라도 다르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첫 숙소인 밀라노도 층이 달랐다. 방을 배정받고 케리어를 끌고 가까운 숙소로 먼저 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뜨.... 악......."

우리 넷 모두는 당황스러웠다. 사람 세 명이 들어가면 될만한 사이즈였다. 우리 식구는 총 네 개의 케리어가 있었다. 그래서 각자 하나씩 케리어를 맡았다. 첫째가 엘리베이터에 케리어를 끌고 먼저 탔다. 공간이 사람 한 명 더 들어가면 될 사이즈라 고민하는 찰나에 엘리베이터 문은 닫히고 올라가 버렸다.


"헉!" 아이는 키도 없고 어느 방인지도 모르는데....


우리 모두 당황했고 지켜보고 있던 직원분도 놀라는 눈치였다. 낯선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아이가 놀랄까 봐 걱정이 많이 되었다. 그런데 위에서


"엄마, 나 여기 있어."라는 명랑한 소리가 들린다. 아이에게 내려오라고 하고 다시 만났다. 직원분도 아이가 있어서인지 우리를 숙소까지 안내해 주셨다. 그렇게 엘리베이터 사건은 일단락이 났다.


드디어 숙소. 너무 좁다. 케리어는 한 숙소에 네 개를 다 두고 그 숙소에서 나와 첫째가 자고 모두 잘 준비를 해서 남편과 아이를 다른 방으로 보내기로 했다. 짐을 분리하면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 씻고 일인침대에 첫째와 각각 누웠다. 아이는 무섭다며 안아달라고 한다. 일인침대라 누워있기 불편했지만 아이를 안고 토닥토닥하니 금세잠이 든다. 그리고 나는 내 자리로 왔다. 나도 좀 무섭다. 그러다 기내에서 읽었던 키케로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나는 왜 무서운가. 죽음만큼 무서운 게 있을까? 그런데 죽음이 나에게 가장 멋진 날이 된다면 무서워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며 잠을 청하니 도움이 되었다.


밀라노에선 하루 자고 다음날 바로 12시 30분쯤 기차를 타고 베네치아로 가는 일정이다. 밀라노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건 레오나르도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보는 거였다. 하지만 이미 예약이 마감이 되어 밀라노 대성당을 보러 가기로 했다. 7시에 일어나 호텔에서 간단히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 후 짐은 호텔에 맡겼다. 그리고 지하철로 향했다. 지하철 표를 어떻게 사는 건지 헤매고 있을 때 한국에서 온 부부를 만났다. 서로 도와가며 지하철표구매에 성공했다. 그분들도 두오모 성당에 가신다고 한다. 우린 일정도 짧고 해서 밖에서만 보기로 했는데 그분들은 안에 들어가는 티켓도 구매하셨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두오모역에 도착했다. 출근시간인지 사람들이 분주히 걸어간다. 패션의 도시답게 사람들이 다들 너무 멋있다. 남자분도 멋지지만 여자분들도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같이 잡지에 나오는 사람들 같다는 생각을 했다. 현지인에게 두오모방향 출구를 물어보니 바로 여기라며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한다. 계단을 하나씩 올라갔다.


"우~~~~ 와~~~"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성당은 유럽의 고딕양식 건축물을 대표하는 걸작답게 너무나 멋스러웠다. 1385년에 공사를 시작해 500년의 긴 세월을 거쳐 1858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조선왕조 500년의 시간과 거의 비슷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성당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성당은 옥상의 135개의 탑 하나하나마다 성인을 조각한 것이 유명하다. 그리고 가장 높은 첨탑에는 황금빛 마리아상이 서있다. 그러나 우린 거긴 올라가지 않으니 성당 정면에 있는 마리아의 일생에 관한 내용을 부조로 새긴 청동문을 보았다.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성당 청동문


왼쪽 아래쪽에 예수그리스도 태형이란 작품을 만지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여 우리 식구는 모두 한 번씩 만지고 사진도 찍었다. 다른 여행객들도 한 번씩 만지고 간다. 아이들은 이제 다 봤다며 성당을 그리겠다고 한다.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성당


우리에겐 시간이 별로 없다. 아이들이 그리는 동안 남편과 나는 돌아다니며 밖에서 두오모성당을 구경했다. 이곳에 와있고 실제로 성당을 보며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20~30분 정도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 첫째가 좋아하는 레오나르도다빈치 기념비를 보고 돌아가야지 했다. 그런데 가는 길이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가 있었다. 두오모광장 바로 앞이라 그 길을 통해 지나갔다.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

가는 길에 서점이 보인다. 지나칠 수 없다. 각자 책을 보다 첫째 아이가 사달라고 책을 들고 왔다.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

첫째 아이가 좋아하는 레오나르도다빈치 책이다. 잠깐 고민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니 사주었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기념비가 있는 곳으로 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기념비

우린 레오나르도 다빈치 기념비가 있는 공원에서 잠깐 쉬다 다시 베네치아로 가기 위해 호텔로 돌아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은 두오모성당도 그려보고 우연히 책도 사고 귀한 시간이었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면 아이가 산 책과 지하철에서 출근하는 밀라노의 멋쟁이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도시마다 느낌이 많이 다른 이탈리아에서 밀라노만큼 사람들이 세련된 느낌은 확실히 다른 도시에선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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