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처음 기차 타기
밀라노 첸트랄레역에서 베네치아 메스트레역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1시간 정도 미리 가서 기다렸다. 기차시간은 약 2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기차역답게 사람이 참 많았다. 그러나 기차가 오면 사람들은 가기에 또한 금방 자리가 나서 아이들은 그곳에서 책을 읽었다.
난 화장실이 가고 싶다.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화장실을 찾아다녔다. 직원분에게 물어보니 아이들과 있던 층에는 없다고 해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더니 저 멀리 맥도널드가 보인다. 그러나 돈을 내야 한다. 그리고 결제 자체도 어떻게 하는 건지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좀 더 찾아다녔는데 사람들이 화장실 밖에까지 길게 줄을 선 화장실이 보였다. 우선 줄부터 서고 실내로 들어갈 때쯤 확인해 보니 1.2유로 돈을 내고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이미 내 뒤에도 사람들이 많이 줄 선 상태였다. 잔돈이 없어서 줄 선 상태에서 화장실 내에 있는 동전으로 바꾸는 기계를 이용해야 했는데 뒤에선 분이 다행히 한국에서 온 모녀여서 양해를 구하고 바꿀 수 있었다. 그분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딸과 화장실 가는 그분이 부럽기도 한순간이었다. 다행히 화장실 안은 깨끗했다. 화장실 찾으러 간 내가 너무 안 오니 남편에게 전화가 온다. 20 ~30분이 걸린 거 같다. 이후 호텔에서 기차역 갈 때는 호텔에서 마지막으로 이용후에 갔다.
유럽의 기차는 연착이 많다고 해서 그럴까 했는데 밀라노에선 연착 없이 잘 왔다. 피렌체에서 로마로 가는 기차에서만 50분 정도 연착되었다. 밀라노에선 제시간에 기차를 타고 둘씩 자리에 앉았다. 케리어 두는 곳이 이미 자리엔 꽉 차서 들어오는 입구에 두었더니 내리는 역마다 신경이 쓰였다. 난 너무 피곤해서 대부분 잤는데 남편이 매번 신경 쓰느라 고생이 많았다. 그래도 웃으며 마치 아이들에게 미션을 주듯 가서 우리 짐 잘 있는지 확인하라고 하였다. 참 든든하고 고마웠다.
그렇게 이탈리아에서 기차를 타고 베네치아에 도착했다. 5월인데도 햇살이 참 뜨겁다. 숙소는 메스트레역에서 5분 거리라 편하게 출구도 확인하지 않고 사람들 많이 가는 곳으로 나갔는데 그곳이 아니었다. 남편이 왜 확인하지 않았냐고 약간 언성이 올라갔다. 다시 확인하고 더운 햇살을 받으며 숙소를 찾아갔다.
다음날은 아침 일찍부터 돌로미티일정이 있어서 오늘은 숙소에서 쉬다가 마트에서 간단히 장 보고 오는 길에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출출해서 챙겨간 접이식 전기포트에 물을 끓이고 라면이랑 햇반 그리고 계란장조림을 먹었다. 아이들은 신이 났다. 그런데 생각보다 라면냄새가 많이 나서 여기서 이래도 되는 건가 싶긴 했다.
그렇게 좀 쉬다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마트에 갔다. 간단히 먹을 바나나, 자두, 맥주, 과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물 등을 사고 결제를 하려는데 직원분이 이상한 표정을 지으신다. 아뿔싸. 카드가 아니라 호텔키를 드린 것이다. 우린 다 같이 크게 웃었다. 그리고 마치 현지인처럼 장 본 것을 들고 천천히 숙소로 향해 걸어왔다. 장 본걸 숙소에 두고 저녁을 먹을까 아님 바로 갈까 이야기를 하며 가는데 콜라를 먹으며 오던 첫째 아이 손에서 피가 뚝뚝 흐른다.
"무슨 일이야?"
콜라캔 따개 부분에서 다친 건지 오는 길에 이탈리아 나뭇잎을 만지며 왔는데 그 잎에서 다친 건지 확실하지 않았다. 그런데 피가 너무 흘러 일단 휴지로 지혈부터 했다. 식당이 문제가 아니라 숙소에서 소독하고 밴드부터 붙여야 했다. 다행히 그 이후 덧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베네치아 본섬이 아닌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메스트레역 근처는 술에 잔뜩 취한 사람도 많고 뭔가 안전한 느낌은 없었다. 드디어 이탈리아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러 간다. 두둥. 제발 맛있길.
식전에 먹은 남편이 주문한 흑맥주가 진짜 맛있었다. 이름은 기억이 안 난다. 남편이 내 거와 바꿔주었다. 고마운 남편.
해물파스타도 마르게리타피자도 맛있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까르보나라는 그 맛이 아니었다. 계란 노른자맛이 너무 났다. 모두 몇 입 먹고 남겼다. 하지만 분위기도 좋고 다른 음식들도 다 맛있게 먹었다.
저녁을 냠냠 먹고 숙소로 향했다. 내일은 아침부터 돌로미티로 향한다.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