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월의햇살 Aug 03. 2021

이 방황을 끝내주세요

그저 끝이 오길 기다리고 있어-

한가족이 한 지붕 밑에서 24시간 붙어 있을 경우, 외출은 극도로 제한되고 집안에서만 실생활이 이루어 지는 경우… 아무리 좋은 사이라고 해도 24시간 붙어 있으면 맨날 좋을까?

남편도 집에서 근무, 애들은 집에서 방학, 나는 집에서 삼시 세 끼 챙기고 집안일… 땀은 주룩주룩 흐르게 덥고 밥은 챙기고 집 안일도 해야 되고 애들 공부도 간간히 봐줘야 되고 에어컨은 틀다 끄다 전기세 무서워서 하루 종일은 말도 안 되고 잘 놀다 애들이싸우고 싸움 말리다 큰소리 나고 다시 화해했다 잘못했다 화 풀었다 또 싸웠다-

아 이게 참 무슨 짓…

요즘은 장 보러 다니는 낙도 없이 집에서 모두다 인터넷 장보기…4단계가 무섭네 싶게 품절 품절…

길에서 걸어 다니는 사람 몇 없고 차는 여전히 생생 다니고 마트에서 할인한다고 나를 부르는 문자.

하지만 갈 수 없다고…

마스크 단디 쓰고 모험처럼 나돌아 다녀볼까 싶다가도 시간별 확진자 30명이네 60명이네 울려대고 어디를 맘 놓고 가겠어 이 시국에-

아파트에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 한 바퀴돌고오면 감지덕지지…

일하러 나가는 사람들은 전쟁터겠다

우리는 집안이 전쟁터인데…

안 아프고 집에서 멀쩡히 있어 정말 감사한 일인데 정말 정말 답답하다 감옥살이도 이 보다 나으지 않을까? 몸도 마음도 휑해져가-


왜 나가면 되지? 너무 유난 아니야? 마스크 쓰고 조심하면 되지 뭘 그리 집에만 있어???

라고 말하면 얼굴에 주먹을 날려주고 싶다

그렇게 막 다녀서 확진자 늘어났쟎어 뭔 개소리인데…

단계 조절한다고 괜찮다고 했다가 개 망했잖아

뭘 유난이라고 해도 이 시국에 유난 떨지 않는 너는 안전불감증이니???

말해 뭐해

대상 없는 화풀이지…

장사하는 사람들 힘들어하지

그래 사람이 없으니 말이야

근데 집에 있는 사람도 참 힘들다

집에서 24시간 미래 없이 꿈도 없이 맹한 눈이 돼가는 신세가 그리 편한 것만은 아니야

끝이 오겠지 그래 언젠가는 끝이 오겠지 하고 기다려 엄청 기다려

근데 쉽게 다가오지가 않네 끝이-

요즘 집에서 늘어나는 게 있다면 일회용기랑 다 먹은 술병이 아닐까

내 집도 웬만히 나오는데 남에 집도 재활용에 우수수 떨어뜨리고 가더라

난 안 버려 이 와중에 환경보호 생각이 또 나서 배달도 잘 안 시켜

소상공인님 미안해요 하지만 우리 집도 배달만 해 먹기는 주머니가 넉넉지 않아

이러고 어찌어찌 산다

지지고 볶고 어찌어찌 살아

애들이 개학해도 나아질 것 같지 않고 불안해서 전면 등교 못 한다 지금 4단계가 금세 꺾이겠어?

나처럼 집에서 집콕 허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이상 돌아다닐 사람은 다 돌아다니고 있는데 어쩌라고 …

여름휴가 좋지…

하지만 그렇게 가서 니들 버린 쓰레기라도 줍고 와라

꼴사납게 버린 쓰레기 원주민들이 혀를 끌끌 차며 힘들게 줍고 있쟎니-

그 동네 가서 코로나도 옮기지 말고 곱게 좀 놀다 가라고…

집에만 있는 나 같은 사람 돌아다닐 줄 몰라 안 나가는 거 아니야-

다 함께 노력해야지

이게 나 혼자될 일이야?

왜 지금에 상황이 심각하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까?

다들 멈추고 싶은게 아니야?

다들 간절하지 않아?

노력 없이 되는 줄 알아??

조심 좀 하자 그래서 다 같아 살자

이 상황을 끝내려면 말이야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인가 지구인가-무엇이 먼저 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