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 소소하지만 특별한 런던 셋째 날 하루

by Daria



제육볶음과 함께 시작하는 아침이다.


KakaoTalk_20250125_211848714.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01.jpg



오늘도 역시 날씨가 그럭저럭 나쁘지 않으니 또 부지런히 나가야지.


런던에서 만나 친해진 친구가 오늘 런던을 떠난다고 하여 친구들과 마지막 티타임을 갖기 위해 소호로 향해 본다.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02.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03.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06.jpg
언제나 그림 같은 산책길.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05.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04.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08.jpg



요 며칠간 집 앞에서 시위 연습 같은 행위를 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 시위가 드디어 오늘인가 보다. 집에서 소호로 향하는, 국회의사당 건물이 있는 쪽에 대대적인 시위가 진행되고 있었고, 엄청난 인파로 인해 그를 뚫고 지나가는 일조차 매우 힘들 정도였다. 시위의 주제는 “Free Palestine”인 것 같았다.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07.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10.jpg



친구들과 소호 티룸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인파 때문에 나아가기도 힘든 상황인 데다가 데이터까지 터지지 않아 소통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던 점은 시위 상황에 대한 시민들의 태도이다. 주요 도로 한가운데를 점령하고 있어 거의 통행이 불가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 하나 불만을 드러내는 사람이 없었다. 게다가 서로 앞으로 가겠다고 몸으로 밀치거나 하는 모습도 전혀 보이지 않았고 줄을 서서 차분하게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개미걸음으로 나아가는 진풍경을 보여주었다. 동일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였다면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생각하니 괜히 씁쓸해졌다.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09.jpg



소호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중심부로 들어갈수록 데이터는 점점 더 안 터져서 친구들과 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본디 가고자 했던 ‘Tea and Tattle’은 문을 닫았고 서로 소통은 되지 않아 접선조차도 어려움을 겪다가 우여곡절 끝에 결국 ‘Gail’s Bakery’에 가게 됐다.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11.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12.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13.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14.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15.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16.jpg



Gail’s Bakery가 맛집이라고 부를만한 곳은 아니었기에 과연 친구가 스콘 맛에 만족할 수 있을까 내심 우려했는데 다행히 맛있단다. 그렇게 친구는 영국을 떠나기 전, 첫 영국 스콘을 무사히 먹어보고 떠나게 됐다.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17.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18.jpg



친구와 함께 집까지 걸어오면서 새삼스레 또 거리 풍경에 감탄하였다.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20.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22.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21.jpg



집에 돌아와서 또 라면을 먹고 수다를 떨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아, 친구와 함께 해리포터 캐릭터 테스트를 해 봤는데 나는 덤블도어가 나왔다. 세계관 최강자가 나오다니 꽤 만족스럽다.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23.jpg
KakaoTalk_20250125_211848714_26.jpg



특별한 행위를 하지는 않은, 소소한 하루였지만 낮의 시위 현장을 보며 성숙한 시민의식에 매우 깊은 인상을 받은, 인상적인 날이었다.


런던에서의 세 번째 밤이 또 저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