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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같은 삶 <우연히 웨스앤더슨 2>

by Daria



“일상을 여행하듯이 살아라”는 말이 있다. 매일 반복되는, 새로울 일 없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여행처럼 설렘과 호기심, 새로운 시선을 가지고 살면 내가 있는 곳이 어디든 그 삶이 더 소중하고 애틋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의미일 테다.


여행을 떠나면 우리는 시시각각 낯선 풍경을 마주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마주치며, 그러한 가운데 일어나는 사소한 일에도 흥분하고 감탄한다. 시리얼과 우유 따위의 보잘것없는 아침식사도 괜스레 특별하게 느껴지고,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벽화조차도 마음에 깊이 남으며, 심지어는 그렇게 질색하던 비둘기 마저 여행지에서는 귀여워 보이기도 한다. 평소와 다른 풍경도 물론 한몫하겠지만 그것은 단지 장소가 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 순간을 좀 더 깨어있는 마음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마음을 일상에 적용하여, 매일 걷는 출근길에서도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려고 한다거나, 오늘 마시는 커피 한 잔에 새삼스레 감사해 보고, 사람들과의 대화도 여행 중 만난 사람처럼 좀 더 열린 마음으로 귀 기울여 보고, 하루의 잔잔한 에피소드일지언정 마치 여행 일지 쓰듯이 되새겨본다면 우리의 매일매일이 조금 더 경이롭고 풍성하며 아름다워질 것이다.


여행하듯이 산다는 말은 곧, 지금 이 순간을 좀 더 깊이 느끼며 살라는 말인 것 같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이 하루를 조금 더 소중하게 바라보는 태도가 우리 삶 전체의 형태를 바꾼다는 메시지 말이다.


그라운드시소에서의 전시는 매번 기대하지 않고 갔다가 뜻밖의 감동을 받고 나오곤 한다. 영국으로의 출국을 앞두고 방문했던 전시여서 더 그랬는지는 몰라도 내게 묵직한 울림과 짙은 영감을 안겨 주었던 전시 <우연히 웨스앤더슨 2>. 뒤늦게서야 전시에 대한 기억을 정리하면서 또 한 번 복잡한 머릿속이 환기되는 기분이다.


<우연히 웨스앤더슨 3>을 만나는 그날을 기다리며,

전시장에서 찍은 작품 사진들을 쭉 살펴보며 회고를 마무리한다.















































전시장을 나와 마주한 서울의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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