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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교향악축제 (4.10) -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by Daria



올해에도 어김없이 교향악축제가 개최됐다. 올해 교축은 지나치려고 했으나 몸에 밴 버릇을 거스르기가 어디 쉬운가. 결국 정신 차리고 보니 공연장에 앉아있는 나였다.


첫 번째로 참석한 공연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러시아 특집으로, 지휘는 윤한결 씨가 맡았고 피아노는 김태형 씨가 연주하였다. 곡 구성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과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웬만해선 감동을 안 받기가 어려운, 직관적으로 감정 동요를 일으키는 곡들이다. 너무 좋은 곡들이라서 반가운 한편, 너무 안전한(왜냐하면 감동 주기 쉬우니까) 곡들이라 조금 아쉽기도 했다. 교향악축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리고 국립심포니라는 이름에 걸맞게 실험적인 곡들이나 까다로운 주제의 곡들도 함께 시도해 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1부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특유의 그 멜랑꼴리와 서정적인 2악장 덕에 수없이 들어도 매번 울컥하게 되는 곡이다. 그러나 이번 연주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어색한 조화, 그리고 비교적 심심한 피아노 연주로 아주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피아니스트의 연주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오케스트라와 서로 온전히 어우러지지 않기도 했고, 전체적으로 다소 밋밋하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 협주곡 후에 이어진 피아니스트의 앙코르 솔로는 아주 예쁘고 좋았다.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은 대체적으로 좋았는데, 고뇌 - 관조 - 환희로 이어지는 섬세한 감정선의 변화는 다소 모호하게 느껴졌고, 오히려 사춘기 소년의 정서와 같은 느낌을 더 많이 받았다.


아주 대단히 좋았다고는 솔직히 말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러시아니즘 가득한 프로그램에 가슴 몽글몽글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완연한 봄이 찾아온 저녁 하늘 아래 예술의전당 모습이다.


공연 시작 전 찍은 빈 무대. 커튼콜은 찍지 않았다.


인터미션 때 찍은 콘서트홀 건물.


금일 앙코르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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