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와 로베르토아바도의 새로운 시작

로베르토 아바도 지휘자의 국심 음악감독 취임 연주회

by Daria




지휘자 Roberto Abbado(로베르토 아바도)가 2026년 1월 1일부로, 이전 David Reiland(다비드 라일란트)에 이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으로서의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3년 임기로 예정되어 있는 그의 국립심포니와의 행보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를 공식적으로 선보이는 자리라고 볼 수 있는 공연이었기에 왠지 놓치면 아쉬울 것 같았다. 순수 오케스트라 연주로만 채우는 발레곡과 오페라곡의 향연이라니, 아바도와 국립심포니가 사람들 앞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올해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 매우 뚜렷하게 느껴진다. 이들이 선택한 취임 연주회 프로그램에 대해 호기심이 일었지만 한편으로는 심심하지는 않을까 괜히 작은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첫 곡은 레스피기(Ottorino Respighi)의 <환상적인 장난감 가게 (La boutique fantasque) >로 밝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아무래도 발레 모음곡인 만큼, 시각적인 요소가 제외된 채 오케스트라로만 연주되는 이 공연에선 관객으로서 조금 허전한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이긴 하였으나 확실히 이야기가 있는 곡이어서인지 음악의 흐름에 맞추어 상상하며 듣는 재미와 역동성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나는 장난감을 의인화한 동화들을 좋아했는데, 그래서인지 이 곡은 나로 하여금 <호두까기 인형>이라든가 <The Steadfast Tin Soldier>, 또는 영화 <토이스토리> 등을 떠올리게 하여 무척 흥미롭고 즐겁다. 국립심포니와 아바도의 <환상적인 장난감 가게> 연주는 이야기의 흐름을 상상하며 듣는데 무리 없을 만큼 좋은 연주였지만 대단히 열광적인 박수를 보낼 만큼의 연주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어지는 2부는 베르디(Giuseppe Verdi)의 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3막 중 ‘사계’( ‘Le quattro stagioni’ from Opera Les Vêpres siciliens Act 3)로 시작하여 로시니(Gioachino Rossini)의 윌리엄 텔 서곡(Guillaume Tell Overture)으로 마무리되었다. 베르디 연주 중 객석의 누구라도 들었을 클라리넷 실수는 차치하고, 전반적인 흐름이 탄탄했으며 취임 연주회인 것을 감안하여 꽤 안정적인 연주였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지점들도 있었고 때로는 산만한 구간도 있어, 2부 역시 1부와 같이 좋은 연주였으나 대단히 열광적인 박수를 보낼 만큼의 연주는 아니었던 것 같다. 연주가 모두 끝난 후 객석 내 양옆 앞뒤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와 찬사가 쏟아져 나와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 그 정도였나...? 같은 음악도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모두 다르고, 각자 감동받는 지점도 모두 다른 법이니까. 앞서 이야기했듯 나 역시 이번 연주가 호연이라고 생각하지만 열광적인 찬사를 보낼 정도는 아니라고 느꼈다. 분명한 것은, 취임 연주회라는 취지에 걸맞게 국립심포니와 아바도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 것인지, 그리고 국립심포니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사람들 앞에 잘 보여준 공연이었던 것 같다. 이들의 첫 한 해가 어떻게 꾸려질 것인지 꽤 기대된다.






차갑고도 뜨거웠던가...?


커튼콜 때 재빨리 찍은 한 장의 사진


이 날 정말 추웠다. 너무 추워서 집에 갈(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아 공연 후 카페에서 괜히 뭉그적거렸다.


매거진의 이전글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리사이틀, 음악과의 아름다운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