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좋아하는 게 무서워져요
영원하지 않은 모든 것에 대하여
낮도 밤도 영원하진 않아
왜 세상에 영원한 건 없을까
얼마 전 좋아하는 드라마가 끝났다.
끝난 건 끝난 건데 왜 후련하지 않을까?
걷잡을 수 없이 우울하다.
이제 더 이상 기다리는 무언가가 없다.
팍팍한 사회생활 속에서 주어진 일주일에 두 시간.
그것만 기다리며 한주를 견디던 나였는데.
이제 무엇을 기다려야 되나
참 바보 같고 멍청한 말이지만 지금 이게 내 현 상태며 내 감정이다.
언젠가부터 재미없는 삶에서 해방되는 무언가를 찾아다닌다.
중학교 때는 아이돌을 열렬히 좋아했고,
20대 초중반은 미친 듯이 연애했으며,
연애가 시들하다 느낀 후론 제빵에 취미가 생겨 미친 듯이 빵만 만들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다.
탈덕은 한순간이며
드라마는 결말이 정해져 있고
연애가 끝나면 가장 베프였던 사람과 남보다 못한 사이가 돼버리는.
취미는 시들해지면 재미없어지고, 사랑하는 가족과 반려동물과도 언젠간 이별해야 한다.
왜 모든 건 영원하지 않을까
나쁜 일 나쁜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더라도 상처는 남는다.
좋은 일 좋아하는 감정은 찰나의 순간인데 지나고 나면 허무하다.
인간은 언젠간 죽을걸 알면서도 살아 나간다지만 그럼에도 공허함을 달랠 수는 없는 걸까?
고작 드라마가 끝난 걸로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는 나란 나약한 인생.
인생은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