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요즘 진짜 신나. 아랫집 아주머니도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윗집 사람들도 예전보다 훨씬 조용해졌어. 밤 10시 이후로는 더욱 조심하는 거 같아"
"다행이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응수했다. 윗집 발망치 가족이 여전히 안하무인이면 어쩌나, 한번 더 핑계를 대고 찾아뵐까 잠깐 생각한 적도 있었다. 다행히 양심 있는 사람 같아 안심이다.
문제는 우리와 똑같은 생각을 한 중고등학생이 많아도 너무 많다. 놀이공원은 10시 오픈인데 오픈런하겠다고 8시부터 온 아이들로 한가득이다. 나와 소현이는 9시 조금 넘어왔더니 선두줄이 안 보인다. 이 많은 뒤통수들이 입장해야 우리 차례가 온단말이지.
놀이공원 직원들도 융통성을 발휘해, 10분 일찍 게이트를 오픈했다.
5, 4, 3, 2, 1
"소현아, 뛰어!"
소현의 손을 잡고 놀이공원에서 제일 인기 있는 놀이기구를 타러 전력 질주했다.
"내 손 놓치면 W놀이기구 앞에서 기다려."
헉헉 숨을 고르며, W놀이기구 대기줄 앞에 섰다. 그렇게 뛰었는데 대기시간 1시간 30 분이라니, 절망이다. 다행히 소현이랑 수다도 떨고 줄 앞 사이사이에 배치된 츄러스 가게와 슬러시 가게에서 간식도 사 먹으며 1시간 20분을 버텼다. 이제 10분만 있으면 되는데... 어라?
"여기야, 여기! 이제 좀 있으면 우리 차례야"
우리 앞에 선 아저씨가 손을 흔들자, 단체 관광객 같은 사람들이 우르르 나타난다.
"줄 서느라 고생했다. 음료수 마셔."
"좀 둘러보고 왔어? 이거 이 놀이공원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인기기구래. 여기까지 왔으니 함 타봐야지."
이 광경을 지켜보던 놀이공원 직원이 아저씨 일행에게 새치기하지 마시라고 말한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협조 부탁드립니다."
주의
새치기를 금지합니다.
자리 맡기를 금지합니다.
화장실이 급하다면 줄을 이탈하기 전 직원에게 말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