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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경 Mar 18. 2024

밀리니얼은 즐거워


밀리니얼에게 잘 어울리는 노래는 무엇일까. 요즘에 나는 미국가수 배리 매닐로의 노래 “Can’t Smile Without You”를 즐겨 듣는다. 즐거운 멜로디에 애절한 가사가 묘하게 어울린다. 어느 영화의 엔딩곡으로 쓰일 것 같은 노래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같다. 

인구통계학자들은 일반적으로 1981년생부터 1996년생까지를 밀리니얼 세대로 분류한다고 한다. 위키백과에서 읽었는데 이 세대의 큰 특징은 아날로그를 마지막으로 기억하면서 디지털에 익숙한 과도기 세대이며 긍정적 의견으로는 앞 뒤 세대의 특성을 공유하며 폭넓고 다원적인 세대이지만 부정적 의견은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는 세대라고.. (ㅋㅋ)

음악애호가들만큼 열정적이지는 않았지만 나도 시절마다 유행가를 조금씩 들어온 것 같다. 아이폰 이전에 아이팟이 있었고 그 전엔 mp3를 담는 아이리버가 있었고 그 전엔 sony 시디 플레이어가 있었었지... 추억이다 정말. 

며칠전에는 애플뮤직으로 갑자기 SES의 노래를 찾아 들었다. 낡지 않은 청량감이 좋았다. “I’m your girl”은 노래도 안무도 유명한 내셔널안템같은 곡 아닌가 괜히 익살맞은 생각도 해보았다. “너를 보여주길 바래~” 노래말을 흥얼거리며 햄버거를 먹으러 을지로 거리를 걷는데 어느 빌딩에 뉴진스 멤버들의 광고 사진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언젠가 옛동료와 뉴진스에 관한 대화를 했었다. 동료는 뉴진스의 음악에서 1세대 아이돌 음악의 계승이 느껴진다고 말했고, 나는 뉴진스 음악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새로운 것 같다고 모기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대화는 재밌었다. 누가 맞고 틀리고 누가 더 좋은 귀를 가졌고를 경쟁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나는 창조적인 작업자들과의 대화가 너무 좋은 것 같다. 특히 대중문화나 상품 혹은 작품의 작업과정에 대한 것들 말이다. 동료와 나는 대화를 계속 이어나갔다. 추억의 1세대 아이돌들을 소환하면서... 

꼭 세대와 나이에 맞는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어느 날은 SES의 “I’m your girl”이, 어느 날은 뉴진스의 “디토”가, 어느 날에는 배리 매닐로의 “Can’t Smile Without You”가 마음을 끌어당길 뿐이다. 

그런데 최근에 느낀 건.. 꼭 음악이 아니더라도, 특정 대상에 대한 열의? 혹은 마음?이 클수록, 더 양질의 소스를 얻게 되고, 그게 자신의 생활이나 일이나 작업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이다. 에어팟이 고장난 걸 내버려두고 있다가 우연히 시간이 남아 애플 명동에 들렀다. 내가 좋아하는 셰입을 가진 에어팟 2세대로 다시 구입했다. 트위터같은 인터넷 플랫폼에서 음악 추천도 많이 받았고, 결정적으로 디제잉음악을 유튜브로 찾아 들었던게 좋았다. 테크놀로지(에어팟), 플랫폼(유튜브나 애플뮤직)을 이용하는 데에 너무 뒤처지지 않았군 하고 생각했다. 

‘아날로그’에 집착하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트렌드’라는 단어는 사람에 따라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창작자이니까 시대의 맨 앞을 달리고 있는 새로운 것들과 노스탤지어를 함께 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들었다. 밀리니얼 세대인 나는 한국나이로 서른아홉이고 창작자로서 앞으로 십년정도가 인생의 황금기가 아닐까..? 새롭고 즐거운 것을 더 쓸 수 있을 것 같다. 음악을 들으면서. 앞세대 형님들이 있어서 든든하고 mz세대랑 젠지세대는 귀엽고. 음 세대론까진 언급하기엔 내가 너무 작고. 아무튼, 겸손해야 할 때가 아니라면 즐겁게 하자 뭐든...! 밀리니얼은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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