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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판타지 삼부작

by blue

너무 유명한 소설가 정세랑 작가님. 정세랑 소설가의 책을 지난해 초부터 읽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푹 빠져버렸다. 사실 너무 베스트 셀러들이 많아서 나까지 굳이? 팬심을 고백하기에는 왠지 좀 머쓱하지만, 다시 써보는 정세랑월드 자랑글. 좋아하는 사람이랑 같은 책 읽고 꺄르륵 웃고 싶다. 내가 소개할 판타지 소설들은, 아주 대중적이어서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을 법 하다. 절망을 겪어도 낙관의 끈은 놓지 않고, 힘든 일이 있어도 씨익 웃는 주인공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도 판타지 세계에서 살고 싶어진다. 정세랑 소설가의 책 중에는 페미니즘 소설, SF소설, 청소년 소설 등등 종류가 다앙하지만 오늘은 판타지 소설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짠. <보건 교사 안은영> 이 첫타자이다.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만들어질 <보건교사 안은영>은 평범해 보이는 (아마도) 삼십대 여자 주인공이 퇴마사라는 설정을 갖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여고에 보건교사로 임명받은 안은영은, 이 학교의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게 된다. 다양한 고등학생 조연인물들과 허약하고 무해한 남자 주인공은 각기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달콤한 발음과 상상력의 단어들이 구슬처럼 엮어 있는 것을 읽는 것도 즐겁고, 무엇보다 우리네 일상에 신기한 힘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설정이 아주 흥미롭다.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우정과 사랑을 왔다갔다 하는 것도 굉장히 아슬아슬하게 즐거웠다.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정세랑 판타지로의 입문서.



두번째 책은 <재인, 재욱, 재훈>이다. 제목에 사용된 이름들은 주인공 삼남매의 이름이다. 각기 다른 초능력들을 특정 시기에 발견하게 되는 삼남매들. 각기 다른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이들이 초능력을 주변사람들을 위해 쓴다는 줄거리다. '피서지에서 돌아오는 길, 형광빛 나는 바지락조개가 든 칼국수를 먹은 삼남매에게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다. 초능력이라 하기엔 너무 미미한 초능력에 당황해 있을 때, 누군가를 구하라는 메시지와 소포가 도착한다. 첫째 재인은 연구원으로 일하는 대전에서, 둘째 재욱은 아랍 사막의 플랜트 공사장에서, 셋째 재훈은 교환학생을 간 조지아의 염소 농장에서 고민하기 시작한다. 누구를, 어떻게 구하라는 것일까?' ㅡ 책 소개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누군가를 구하는 일은 인생에 몇 번 오지 않는 특별한 경험이야. 일상에 찾아드는 다정한 우연들이 만나면 오늘부터 당신도 재인, 재욱, 재훈이 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은 판타지와 로맨스가 결합된 달콤한 소설, <지구에서 한아뿐>이다. 지구인 한아와 외계인 경민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한아는 지구 환경에 관심이 많은 환경주의자이고, 그런 관심사를 반영해 조그만 의상실을 친구와 함께 운영한다. 갑자기 찾아온 외계인이란 존재에 당황하지만, 수억광년 떨어진 별에서 그녀에게 반해 찾아온 경민의 존재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소설이라 읽는 내내 나도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눈에서 꿀이 떨어지게 되었다. 내 생각에 이 소설을 쓴 소설가는 인간의 직업과 일이란 것에 아주 관심이 많다. 그리고 직업이 세상에 기여하는 데에까지 관심을 확장시킨다. 우주는 넓고, 우주에는 인간외 존재가 있을 수 있다는 가정을 아주 로맨틱하게 상상한다. 너무나 광활한 범위의 우주적 상상력을 인간의 사랑이라는 범주로 데려와 접점을 만들어 냈다는게 이 소설의 굉장한 점이다. 강력 추천합니다.


언젠가 정세랑월드를 너무 달아서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케이크 같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옥상에서 만나요>나 <피프티 피플>을 생각하면, 소설가는 인간세상의 쓴 맛도 제대로 직시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너무 아무것도 모르고 함부로 작가의 세계관을 나불거렸던 것 같아 부끄럽다. 지난해부터 내가 다시 즐겁게 한국소설을 읽게 만든 소설들이 바로 정세랑월드의 소설이란 것을 기억한다. 정세랑월드에는 힘이 있고, 즐거움이 있고, 따뜻한 시선이 있어 너무 좋다. 앞으로도 나는 정세랑월드의 팬으로 계속 읽어 나갈 것 같다. 왠지 그런 즐거운 예감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정세랑월드에 포옥 빠졌으면 좋겠다. 내겐, 우주적이고도 일상적인 생활동반자가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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