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내리는 모습조차 다른 남과 여

호주 사는 40대 부부 이야기

by YJ Anne

나는

커피를 뽑기 전에 머신의 상태를 먼저 살핀다. 커피콩은 충분히 있는지, 물이 모자라지는 않은지, 커피 찌꺼기 때문에 중간에 멈추는 것은 아닌지. 커피를 빨리 먹고 싶어 급해지는 마음에 매번 체크하지는 못하지만 대체로 맛있는 커피를 내리다가 다른 일이 끼어드는 것이 싫은 나는 미리 채워두려, 비워두려 노력하는 편이다.

반면에

그는

지금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철저히 하지 않는다. 그것은 귀차니즘이기도 하고 아주 스마트한 잔머리 이기도 하다.

그런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가 이렇게 다르구나.

나는 일을 만들어하는 사람이고, 그는 해야 할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그저 원두커피 하나를 내리는데도 이렇게 다른 모습인데, 일상 속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다름을 마주할지, 아주아주 많이 과장하자면 머리카락 개수만큼?

나와 이렇게 다른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15년을 한결같이 달달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이유는.

우리가 착하고 서로 잘 맞고 그래서가 아니라.

서로 뭐가 다른지, 어떤 점이 다른지를 늘 지나치지 않고 끄집어내어 이야기하는 남녀이기 때문이 아닐까?

21.01.2026 Wedne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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