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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J Anne Dec 05. 2023

맨부커 상 후보 작가의 삶도 투쟁이다

우리 모두의 삶이 투쟁이듯이

[먹고 살고 글쓰고] : 김현진/이서수/송승언/김혜나/정보라/전민식/조영주/김이듬/이원석


9명의 작가들은 한결같이 이야기했다.

작가로서의 삶은 쉽지 않고, 전업 작가로서의 삶은 더더욱 고되지만 쓰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고.

자신들은 쓰는 사람이라고.


누구의 삶이 고되지 않을 수 있을까?

누구의 삶에 의식주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내 한 몸 먹고, 자고, 죽을 똥을 싸며 바둥바둥 살아가려 하는 모든 행위는 참 고단하다.


어떤 이는 사랑을 마음껏 받으며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해야 하는 어린 시절, 가장 나약한 자신을 보듬어 주어야 했을 엄마로부터 사랑 대신 받았던 폭력을 견뎌야 했고, 그녀의 유일한 탈출구는 상상 속에서만 펼쳐지는 안전지대였다. 그녀는 그 시절을 버티고 버텨 결국엔 글을 쓰며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처럼 아픔을 겪어내는 이들, 겪어 내야만 하는 아픔을 휘갈기는 이들에게 이야기한다.


내가 소설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없지만) 삶이 고통스럽고 슬프고 외롭고 쓸쓸하고 불합리하고 황당하다는 사실을 내가 안다는 것이다. 당신의 삶이 그러하다는 사실을 내가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나는 여러 가지 (대체로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언젠가는 밑천이 다 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날까지 나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얘기해야겠다. 당신의 쓸쓸함을, 산다는 것의 무서움을 내가 안다고.  

알려고 하지 않는 놈들에게는 알려줘야겠다고. - <먹고살고 글쓰고>중 작가 정보라

우리 모두 각자의 시공간에서 때로는 힘겹고 버거운 삶을 살기도,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가끔 어떤 시공간에서 잠깐 마주쳤을 때 서로를 이해하는 눈빛과 응원하는 눈빛을 주고받으며 스치기도 한다.


독자가 되어 글을 읽던 이들은 어느새 자신만의 무언가를 끄집어내어 작가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작가들은 누군가의 찐 독자가 되어 어느 틈에 진심을 다해 서로를 응원하게 된다.


언젠가 브런치에서 현요아 작가 님을 알게 되었다. 브런치 공모전 대상작 [나를 살리고 사랑하고]를 읽게 되었고, 그녀의 상처가 한 겹 한 겹 드러날 때마다 내 마음은 함께 울고 있었고, 어느새 그녀의 삶을 응원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엔가 [본격 월세료 레터]라는 이름으로 12월의 구독자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았다. 월세를 내려 [일간 이슬아] 작가 님처럼 월세를 내보려 한다고 했다.


독자가 작가를 응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책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작가에게 돌아가는 ‘인세’의 금액은 가끔 터무니없이 적게 돌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이슬아 작가 님은 살려고 [일간 이슬아]라는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고, 사실 그녀의 이 행보는 많은 작가들이 삶을 살아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줬다고 생각한다.


월세를 지불하려 월세를 내보려 한다는 현요아 작가 님의 모집 공고에 나는 선뜻 응원의 손을 내밀었다. 한 달에 만원이면 내가 살고 있는 호주에서도 커피 두 잔 정도. 나는 맛있는 커피 두 잔을 사서 작가 님과 마주 앉아 나눠 마시는 꿈을 꾸며 그녀의 12월을 응원했다.


다행히 많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월세의 절반을 낼 수 있었다는 작가 님의 메세지에 함께 구독하는 이들에게 나도 고마운 마음이 일었다.

그래… 세상은 혼자 살고 있는 것이 아니었지.


나도 쓰는 삶을 꿈꾸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작가와 독자가 서로의 등을 밀어줄 수 있는 이상을 그려본다.

그리고 이 이상이 그저 무지개를 쫓는 것처럼 허황되지 않게 하기 위해 마음을 담아 ‘애’써본다.

꿈이 그저 꿈으로 남지 않고 현실로 한 걸음 걸어 들어올 수 있게…


쓰는 삶을 살고 있는 작가 님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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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고글쓰고 #현요아 #요아의방 #월세구독

#밀리의서재


사진출처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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