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닮은 아들
언젠가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생긴다면 아빠와 친구가 될 수 있는 아이가 태어났으면 했다.
남편을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외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그가 있는 힘껏 자신을 훈련해서 만들어낸 모습이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그는 아주 많이 내향적이다. 그런 만큼 그는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관심 있는지 등 자기 자신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아이와 함께 한다면 아이도 남편도 함께 지내는 시간이 참으로 애틋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정말 얼굴은 나를 닮고 속은 찐으로 아빠를 닮은 1호가 태어났다.
요즘 남편과 1호가 둘이 속닥거리는 일이 많아졌다. 궁금한 마음에 다가가 물어보면 대체로 우주 이야기 거나 기차 이야기다. 남편이 다니다가 휴학한 여러 과 중에 가장 첫 번째가 천문 학과였던 만큼 아빠를 닮은 1호의 관심은 대략 4살 즈음부터 지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6살 9개월인 지금은 과학 관련 지식은 나를 한참 뛰어넘었다. 물론 나는 진정한 과알못이다. 언젠가부터 과학 관련 지식은 내가 아이에게 물어보고 배우고 있다. 뭐 이제는 부끄럽지도 않다. 엄마에게 알려주면서 1호는 자기가 좋아하는 모든 분야를 자기 것으로 만들 것이고 나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맘껏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멋진 엄마가 될 테니까.
나는 남편과 아이가 둘이 속닥거리는 모습이 참 좋다.
뭐 종종 ‘엄마한테는 비밀이야.’라고 속삭이는 소리가 가끔 들릴 때도 있지만 괜찮다. 왜냐하면 어차피 입이 간질거리는 남편이 나에게 아이 몰래 쪼르르 달려와서 이야기해 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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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