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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오 김세미 Nov 04. 2023

정지비행의 고수로

일상의 날개짓에 모터장착


어쩌면 그날 본 그 녀석일 수도 있겠다. 신문을 보다 기시감이 느껴지는 기사를 포착. 얼른 저장해둔 사진을 찾았다.  핸드폰 갤러리에 있는 영상과 기사의 내용을 비교해 보니 일치한다  언제부턴가 특이한 동식물을 보면 카메라에 담는다. 글을 쓰며 생긴 습관 중 하나다


 예쁜 꽃발견했. 화려한 보라색을 뽐내는 꽃향유. 향을 맡아보려 했건만 벌들이 많아 기회를 노려야 했다. 달큼한 향을 가지고 있나 보다 짐작할 수 밖에. 꽃 사진을 찍으려는데 어디선가 날아온 이상한 곤충에 마음을 빼앗겼다.


처음엔 말벌인 줄 알았다. 노란색과 고동색의 빛깔을 확인하고 뒤로 한걸음 물러섰 그런데 이 녀석 날갯짓이 예사롭지 않다. 수십 번의 날갯짓을 정지 상태에서 행하는 모습라니. 사진을 찍어보려 했는데 순간 포착을 할  없었다. 하는 수없이 동영상으로 담았다. 


핸드폰 속에 저장해 두었는데  기사를 읽으며 떠올리게 된 거다. 녀석의 이름은 ‘꼬리박각시’ . 박각시는 나방의 한 무리로 큰 몸집과 굵직한 몸통, 독특한 무늬를 가지고 있다. 나비처럼 꽃의 꿀을 빨아먹고 사는 데 꿀을 빨지 않을 때는 주둥이가 동그랗게 말려 있단다. 박각시는 전 세계 2000여 종류가 있고 우리나라에도 58종류가 있지만 그중 제일 유명한 건 꼬리박각시.


우연히 만난 꼬리박각시에 마음을 빼앗긴 그날로 소환되었다.  현란한 날갯짓을 보며 신기해했다. 1초에 50회 정도 날개를 퍼덕인다니. 새끼손가락 한 마디 보다 작은 녀석인데 경이로왔다. 모터를 장착한 듯 현란하게 퍼덕이는 모습은 신통방통.


정지 비행의 고수를 알게된 날. 새로운 시선을 마주하게 된 순간에 감사함을 느꼈다.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듯한 일상에 선물이 되었으니까, 꼬리박각시의 날갯짓을 생각하며 일상의 날갯짓도 힘을 내보자 마음먹게 다. 멈춘 듯 느리게 가는 순간을 맞이하더라도 정지 비행에 최선을 다해보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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