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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오 김세미 Nov 02. 2023

책임지는 사랑

통화 도중 방울이의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자연스레 강아지의 안부도 묻게 된다. 강아지의 안부를 묻는 일이 일상이 되고 있다. 그만큼 존재감을 발하니까. 추석때  꼬리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쌍꺼풀진 눈이 한 매력을 더하는 녀석은 엄마의 적적함을 달래주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앞발을 잡고 콩콩 발을 뛰게 하면 뜽가뜽가 구령에 맞춰 한바탕 재롱을 피우기도 한다.  여름내 선풍기 바람 쐬며 거실에서 낮잠도 잤던 아이. 새끼들 밥 잘 챙겨 먹이라는 모친과의 통화를 뒤로하고 마트로 향한다..


지나는 길,  가장 고운 단풍을 뽐내는 나무를 살핀다. 혹여 단풍이 들지 않았는지. 눈여겨보지 않으면 때를 놓칠까 조바심이 생긴다. 사랑을 주기로 한 나무니까 가끔씩 확인은 필수다. 나무 아래 하얀 빛깔의 강아지 한 마리가 보인다.  나무 주위를 맴돌다 멈추는 모양새. 힘을 주는 듯하다. 뒤따르던 견주에게 뒷처리를 맡기고 유유자적.  봉지에 담고. 강아지를 닦아 주는 일이 끝나자. 쫄래쫄래 가던 길을 재촉한다.


눈을 돌리니 반대편에도 강아지가 보인다.  이번엔 황토색.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는 강아지는 꼬리를 살랑거렸다. 공원을 걷다 보니  산책나온 개들이 유독 많다.  오전시간이라 그런가. 가을햇살을 담뿍 받는 산책길에 강아지와 함께 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정겨웠다.


어제 읽던 기사가 생각났다. 유기되는 동물이 많다는 기사. 추석 연휴 6일간 발견된 동물의 숫자가 845건인데  지난 추석 연휴보다 139건이 많은 수치라 했다.  숨구멍만 겨우 뚫어서 박스에 담겨진 강아지.  기사에서 소개된 강아지는 농장주변에 한밤중에 버려졌는데 백내장에 걸린 상태였다고 .  아픈 강아지의 병원비가 부담스러웠던 걸까. 한때는 사랑을 많이 받았던 아이들이였을텐데. 외로운 시간을 벗하게 해 주었을 거다.  나름의 사정이 있다고 해도 버려진 결과는 같다.  


 동물등록을 의무화하고 입양 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하니 강제적인 규제가 생겼으면 좋겠다. 반려동물에 대한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도 책임감도 함께 늘어나길 바라게 된다 . 책임지는 사랑의 중요성을 생각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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