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 있어? 여기 장난 아니다. 다 외국인이야.
나 혼자 한국 사람인걸. 어서 도착 바람”
명동역.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10명 중 8명은 외국인들. 친구가 보낸 문자가 과장이 아니었지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 그 인파에 섞여 남산으로 향합니다.
걸어서 올라 보자 하니. 대기시간이 길다고 해도 굳이 케이블카를 고집. 원만한 하루를 위해 목소리 큰 친구의 의견을 따르기로 합니다. 앞뒤에 서 계신 분들이 놀랍게도 다 외국인. 중국어 일본어 영어 온갖 언어들이 합창하듯 들려옵니다.
남산의 풍경을 담기 위해 모인. 여행에 진심인 사람들 틈에 우리도 여행객이 되어 봅니다.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을 스케치. 스킨십에 진심인 다정한 연인들과 아이 넷을 데리고 온 유쾌한 젊은 부부, 서로를 정겹게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노부부. 국내에서 보기 힘든 대형 반려견을 데리고 온 사람들까지 각양각색입니다. 옷차림 또한 생김새만큼이나 다양해 종잡을 수 없었지요.
여행지의 설렘 탓인지 기다리는 시간조차 여행의 일부인 그들의 표정은 밝습니다. 사진을 찍기도 하고 관광안내서를 펼쳐 나름의 시간을 보냅니다. 우리도 긴 줄만큼이나 끊이지 않는 수다를 늘어뜨렸죠.
남산 자물쇠
연인들의 정표로 가득한 알록달록 자물쇠가 꽃보다 화려합니다. 꽃보다 뜨거웠을 사랑의 서약이 또 다른 사랑으로 덧칠해지는 곳. 켜켜이 쌓인 자물쇠에 방울방울 사연이 아로새겨져 있는 듯 합니다.
본인들의 자물쇠를 찾아보겠다고 헤매는 연인을 보니 덩달아 분위기를 잡아보자는 제안. 여행지에서 생기는 충동구매의 휩쓸림을 음식으로 말려봅니다.
A: 우리도 우정의 자물쇠 같은 거 하나 매달아 놓고 십년쯤 되서 찾아보는건 어떨까?
B :....자물쇠 까지? .. 그건 애인이랑 하는 걸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돈가스를 먹자~ 여기 돈가스가 유명해
날씨가 좋아 전망대 티켓까지 매표하고 또 한 시간 대기. 하지만 여긴 여행지니까 이젠 기다림도 익숙해집니다. 남산에 올라와 서울의 풍경을 바라보는 여행객의 눈을 장착해 봅니다.
경탄하는 눈빛으로 전망대 곳곳을 살피는 시선. 눈에 스치는 풍경을 담으면서 ‘와우~’ ‘스고이네~’ 등의 감탄사를 내뱉는 그들을 보며 우리도 질세라 순간을 즐기는 여행객 모드로 임하지요
남산 타워는 360도 전 방향으로 서울시내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곳입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경관을 통해 서울의 이곳저곳을 찾아보고 위치를 가늠해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통유리 창 위에 몇 킬로를 가면 어떤 나라에 도착한다는 문구가 하늘길의 위치로 표기되있습니다. 인증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보며, 남산타워를 축으로 팽이를 돌리면 멈추는 그 나라로, 순간 이동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둥근 지구의 자전축 같은 느낌이 드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경복궁을 병풍처럼 둘러싼 북악산과 인왕산. 서울에 있는 산들의 풍경만 쫓아도 하나의 작품이 됩니다. 시원스레 펼쳐지는 한강의 다리들까지 그 풍광에 경이로워하는 시선을 좇아 눈 사진도 찍어보지요 의자에 앉아 아래를 보니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이 일렁이는 색색의 파도처럼 느껴집니다.
서울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남산타워에 있으면 구절판 가운데에 앉아 산해 진미를 맛보는 재미를 맛볼 수 있지요.
지방에서 서울 구경 왔다고 하늘도 돕나 봐. 오늘은 미세 먼지가 적으니까.멀리까지 다 보이잖아. 매일이 오늘만 같으면 여행 다닐만하겠다'
친구의 너스레에 ' 네 덕이다'를 한 번씩 외쳐줍니다.
여행은 현재에 집중하기에 모든 것에 관대해집니다. 날씨가 좋든 나쁘든 여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레임으로 이미 충전되어 있으니 모든 것에 감사한 기분도 들구요
친구가 믿는 행운이 남산의 여행객인 우리에게 온 것인가. 운수 좋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