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서 내려오다 나무 위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맞았습니다. 목덜미에 정확하게 안착한 두 줄기.
"어 이거 뭐지? 지금 비 오는 거 아니죠? "
" 이 날씨에 비? 매미 오줌 맞았겠지. 여름에 매미 오줌 세례 안 받아 봤어? 매미 소리 많이 나는 나무 조심해."
처음입니다. 매미의 오줌 세례. 냄새도 안나고 몸에 해롭지 않으니 안심하라고 얘기하더군요.
문제 하나 낼까? 우는 매미는 수컷일까 암컷일까?
매미에 대한 상식이 전무한 그녀는 지인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거려보지요.
암컷은 나무에 구멍을 뚫고 알을 낳아야 하기 때문에 배 부분이 발성기관 대신 산란 기관으로 채워져 있어 울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어쩌다 포획된 매미의 수컷은 비명을 질러대지만 암컷은 소리도 못 내고 그저 소리없는 발버둥을 친다는 것도 새롭게 알았습니다.
들풀의 줄기에 붙은 매미 허물
들풀의 가녀린 줄기에 딱 붙어있는 매미의 허물이 보였습니다. 매미들의 허물을 다시금 바라보게 되더군요. 7년 이상을 유충으로 지내다 자손 번식이라는 사명 완수를 위해 한 달이라는 유한한 삶을 치열하게 살다가는 매미. 조금은 시끄러워도 이 정도 이해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오늘은 매미의 오줌 세례를 두 번이나 받은 날. 맴맴맴맴 맴맴맴맴 매애~앰. 참 매미의 울음소리가 왠지 저를 놀리는 듯 여겨집니다.
기분 탓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