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야, 지금은 아직 너무 어려서 모를 것이고 사실 계속 모르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삶에는 항상 진리와 법칙이랄까 그런 것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이 사소하든 큰 일이든 예전부터 전해내려오는 말들이 너의 인생에 들어맞는 일들이 꼭 생긴다.
사람이 살면서 후회하는 많은 일들이 뒤돌아보면 '인간관계', '사람과의 문제'란다.
대부분의 사건 사고 그리고 인생의 시련과 고난도 이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빠도 참 못했던 부분이라 조언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민망하네. 그저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며 '적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내 삶은 어땠을까?'라는 생각 많이 했단다.
아빠는 어리석게도 굉장히 고리타분하고 수직적인 회사에 들어앉아 녹봉을 받아먹으면서도 그렇게 자유롭고 싶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 내가 하고 싶은 행동.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내 의견을 표출하고 일만 잘한다면 나는 회사에서 잘 지내고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란다.
지나고보면 그렇게 살았기에 이 자리까지 왔었던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시간을 지나고 있을 때는 그게 그렇게 힘들었단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고 실수하기를 바라며, 내 것을 뺏어 다른 사람에게 주려고 하고, 내가 힘들 때 도움받을 곳을 찾기 힘들어 혼자 죽을힘을 써가며 해결해야했던 기억들이 난다. 결국 그 모든 일과 경험들은 나만의 '무형 자산'이 되어주었지만, 나는 너가 그렇게 살지 않기를 바란다.
나와 함께 있었던 나이가 동갑인 동기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성격이 참 수더분하고 윗사람들에게 굽힐줄알며, 시키는대로 잘하곤 했지. 일을 못한다고 똑똑하지 못하다며 욕은 자주 먹었었지. 그런데 아기야, 이 친구는 가만히 있어도 주변에서 도와주고 성과를 떠먹여주고 질질 끌고 올라가게 되었단다. 그래서 결국엔 지금은 나와 동일한 선에 있지.
아빠는 그것을 보며 너무 배도 아팠고, 씁쓸하고 그랬는데 다행인 것은 이런 나의 경험을 너에게만은 전해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잘난 척 일을 잘하는 것보다 차라리 바보가 되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단다. 굳이 그 자리의 주인공이 되어 적을 만들기보다 그저 지나가는 행인이 되어 지켜보는 것도 좋을 때가 있다.
아빠를 닮았다면 그런 인내와 멈춤이 굉장히 힘들거야 ㅎㅎ 그렇지만 꼭 명심해야되.
지나가는 행인이 되어 가만히 멈추어있기만해도 적은 생기지 않고, 아무런 의견도 내지 않고 바보가 된다면 최소한 적은 생기지 않는다. 누군가를 너를 바보로 답답한 사람으로 인식할 수도 있지만, 결국 그런 사람도 나중에는 그에게 해가 되지 않는 너를 다시 찾게 된다.
나는 적을 많이 만들던 사람이었기에 철저하게 적을 없애면서 올라갔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그 누구에게도 나의 아픔을 이야기할 곳이 없다. 오로지 가족만이 남아 나에게 위로와 평안을 주고 있지. 우리 아기 천사 너와 이쁜 엄마가 말이야.
그렇기에 절실히 너에게 조언해주자면, 꼭 명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