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장군 안중근?

안중근이 111년 전 2월 여순 감옥에서 남긴 글귀

by 나만의한국사


144215437_2945021582485164_5838142494337904991_n (1).jpg 군포에 있는 안중근 의사 유묵

제가 사는 군포에도 안중근 의사 유묵이 있네요.


思君千里 望眼欲穿 以表寸誠 幸勿負情
사군천리 망안욕천 이표촌성 행물부정

庚戌二月, 於旅順獄中, 大韓國人安重根 謹拜
경술이월, 어여순옥중, 대한국인안중근 근배


천리 밖 임금 생각에 바라보는 이 눈 뚫어질 듯하오이다. 이로써 작은 충성을 표하나니 행여 이 마음을 저버리지 마소서. 1910년 2월 여순 옥중에서 대한국인 안중근 삼가 절함. [국가문화유산포털 해석, 일부 수정]


1909년 이토오를 사살하고 경술년(1910) 2월 여순감옥에서 남긴 글귀다. 글귀의 ‘군(君)’은 대한제국의 황제 순종보다는 1907년 일제에 의해 강제로 물러난 고종을 말하는 듯하다. ‘촌성(寸誠)’은 정성보다는 군에 대한 것이므로 충성이 알맞다. '대한국'은 대한제국을 말한다. 보통 안중근 유묵에는 '서(쓴다)'라고 쓰는데 삼가 절한다는 뜻의 '근배'를 쓴 것으로 보아 이 글귀는 자신보다 높은 사람, 고종을 염두에 두고 쓴 것 같다.


안중근은 재판에서 ‘대한의군참모중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한 개인이 아니라 대한제국의 의로운 군대 ‘대한의군’의 ‘참모중장’ 자격으로 이토오를 사살했음을 강조했다. 테러가 아니라 나라 대 나라의 전쟁으로 본 것이다. 물론 이 ‘대한의군’이 국가의 공식적인 군대는 아니다. 하지만 당시 일제에 의해 강제로 군대가 해산된 상황에서 공식적인 군대 유무를 따지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한쪽에선 안중근의 ‘대한의군참모중장’의 의미를 살려 ‘안중근 의사’가 아니라 ‘안중근 장군’으로 불러야 한다고도 한다. 나는 두 가지 의미를 살려 ‘의사’는 지금처럼 뒤에 붙여 ‘안중근 의사’라고 하고 ‘장군’은 앞에 붙여 ‘장군 안중근’으로 부르면 어떨까 생각한다.


글. 역사학자 조경철 페이스북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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