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많아서 임금이 된 OO?

하루 네 글자 천자문 배우기 [17~24일]

by 나만의한국사

SNS를 통해 하루에 네 글자씩 천자문 해석본을 올리고 있습니다. 브런치에는 8일 단위로 모아 올려보려고 합니다. 번역은 제 번역입니다. 각 글자와 함께 읽어보면 좋을 역사 지식도 간략히 전합니다.


17일 차

海醎河淡

해함하담

바다 해, 짤 함, 물 이름 하, 담박할 담.

바다는 짜고 하(河)는 담박하다.


호수의 이름은 끝에 보통 호(湖)가 붙는데 다소 짠맛이 나는 호수는 카스피 해처럼 해(海)를 붙인다. 정말 그런지는 직접 맛 보아야 알 듯.


18일 차

鱗潛羽翔

인잠우상

비늘 린, 잠길 잠, 깃 우, 날 상

비늘은 잠기고 깃은 난다.


비닐 달린 물고기는 물에 살고 깃 달린 새는 하늘을 난다. 용의 턱 밑에 거슬려 난 비늘을 역린(逆鱗)이라 한다. 왕의 분노를 역린에 비유한다. 물에 잠겨 때를 기다리는 용을 잠룡, 훨훨 나는 것을 비상이라 한다.


19일 차

龍師火帝

용사화제

용 용, 스승 사, 불 화, 임금 제

용사와 화제.


복희 때 용의 상서로움이 있어 ‘용’을 관직명으로 삼았다. 사(師)는 장(長)이란 뜻으로 지금으로 말하면 장관과 비슷하다. 춘관, 하관, 추관, 동관, 중관을 각각 청룡, 적룡, 백룡, 흑룡, 황룡이라 하였다. 화제 신농씨를 말한다

삼성미술관 리움


단군신화에서 환웅을 따라 내려온 ‘풍백’, ‘우사(雨師)’, ‘운사(雲師)’가 보인다. 우사, 운사에 보이는 ‘사(師)’도 장관, 책임자를 말한다. 당간지주는 지주에 간을 세우고 당을 건다. 간의 마지막 부분에 용머리 장식을 하고 당을 걸었다.


20일 차

鳥官人皇

조관인황

새 조, 벼슬 관, 사람 인, 임금 황

조관과 인황. 새 이름으로 관직을 삼다.


인황은 천지인 삼황의 하나. 의병장 임병찬은 세 살 때 백수문을 배웠는데 한번 읽고 술술 외었다. 아버지가 어린 나이에 너무 공부에 빠질까 봐 ‘조관인황’까지만 가르쳤다고 한다. 임병찬은 고종의 밀지를 받고 1912년 비밀결사단체인 대한독립의군부를 이끌기도 했다.

주흥사는 천자문을 짓고 머리가 하얗게 셌는데 그래서 천자문을 백수문(白首文)이라고도 한다.


21일 차

始制文字

시제문자

비로소 시, 만들 제, 글월 문, 글자 자

비로소 문자를 만들었다.


전설에 의하면 창힐이 새 발자취를 보고 한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왜국의 경우 백제로부터 불경을 받아들인 이후 비로소 문자가 있었다고 했다. 여기의 ‘문자’는 글자가 아니고 문장인 듯하다.


22일 차

乃服衣裳

내복의상

이에 내, 입을 복, 옷 의, 치마 상

이에 의상을 입게 되었다.


의는 윗도리, 상은 아랫도리. 닭도리탕이 일본말? ‘도리’가 ‘잘라내다’란 뜻도 있으므로 우리말? 고려말 문익점이 목면의 종자를 들여와 널리 보급시켰다고 한다.(득목면종得木緜種, <<고려사>>)


23일 차

推位讓國

추위양국

밀 추, 자리 위, 넘겨줄 양, 나라 국

자리(왕위)를 물려주고 나라를 넘겨주다.


추(推)는 추천, 추대. 신라의 제2대 남해차차웅이 아들 유리가 아니고 석탈해에게 왕위를 양위[讓位]하려고 하였다. 탈해가 이를 사양하였다. 3대 유리이사금을 이어 4대 탈해 이사금이 되었다.

남해차차웅이 탈해에 왕위를 넘겨주려고 하자 탈해는 이를 사양할 핑계를 대었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가 많다고 하니 이가 많은 사람이 왕이 되자고 하였다. 유리와 탈해가 떡을 물고 이의 개수를 세었더니 유리의 이가 더 많았다. ‘이사금’은 이가 많은 임금이란 뜻이다. 유리가 유리이사금이 되었다.


24일 차

有虞陶唐

유우도당

어조사 유, 땅이름 우, 땅이름 도, 땅이름 당

(자리와 나라를 양보한 이는) 유우[순임금]와 도당[요임금]이다.


순서로 보면 도당[요]과 유우[순]가 맞는데 변화를 주고 운자를 맞추었다. 이세민의 당나라란 이름도 ‘도당’의 당에서 따온 듯하다.


조선시대 역사를 알려면 천자문을 알아야 한다. 어렸을 때 천자문을 외우면서 알게 모르게 중국과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이 형성된다. 물론 중국 중심이지만. 우리가 지금 배우는 천자문은 중국을 아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도 함께 알아가는 도구로 활용되어야 한다.


유우 앞의 유(有)는 두 글자로 만들기 위해 임의로 붙인 글자. 강조나 존숭의 의미도 있다. 우리나라 비석에 당나라나 명나라 앞에 ‘유당신라국(有唐新羅國)’, 유명조선국(有明朝鮮國)처럼 유를 붙였다.

창원 봉림사 진경대사비(924)

글. 역사학자 조경철


들어는 봤지만 알지 못했던 한국사와 한국 미술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여러분의 이메일로 보내드립니다. 국내 최초 한국사 뉴스레터, 아래 링크로 신청하세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추사 김정희 글씨로 보는 천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