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꿈을 꾸었어요"
-노파의 이야기-
꿈속에서 나는 어느 이름모를 지역의 한 정신병원 안에 들어와 있었다. 건물내에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수십명의 환자들과 다소 차분함을 잃지 않는 직원들의 일상이 보였고, 낡은 선풍기의 바람소리만이 공기를 이동 시키는듯 나름대로의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가벼운 정장차림의 나는 누군가를 찾는듯 건물 내에서의 존재감을 찾지 못하고 망설임 없이 밖으로 나왔다. 건물밖으로 나오니 멀리 보이는 병원의 담장과 그 앞에 나란히 펼쳐진 흙길이 눈에 띄였다. 생각보단 꽤 길어 보였지만 흙내음 따라 따스한 햇살을 느끼며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간간히 들려오는 새울음 소리, 약한 바람에도 살랑이는 나무 이파리와 춤추는 풀들의 향연. 참으로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얼마를 걸었을까 담장 가까이에 자리 잡은 낡은 벤취에 조금은 왜소해 보이는 할아버지 한분이 앉아 계셨다. 기다림이 보였다. 그 기다림이 나라는 것도... 한참을 기다리신 모양이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인사도 하기전에 노파는 고개 들어 담장너머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이 담장 너머 바깥에는 정신나간 미친자들이 너무나 많아~~쯧~쯧~"
조금은 쉰듯한 작은 목소리 였음에도 하늘이 울릴만큼 크게 들려왔다.
"차라리 이곳이 안전하지~저들보단 그래도 덜 미쳤으니~쯧~쯧~"
갑작스런 이야기에 인사도 못한 채 나는 듣고만 있었다. 계속되는 노파의 혼잣말은 바깥세상을 미쳐 돌아가는 생지옥을 표현하는듯 했다. 나는 한참을 듣고 있다가 들고 있던 카메라의 전원을 꺼버리고는 조용히 노파의 옆에 앉았다.
노파는 기다렸다는 듯이 한층 부드럽게 내게 말을 한다.
"네놈은 저 담장을 없애 버리고 싶어 해서 내가 네놈을 부른거야. 우리는 저 미친것들을 받아줄 수도 있지만 저들은 우릴 이곳에 가둬버리고는 받아주려 하질 않아. 저 담장은 그냥 놔두게. 경계가 있어야 균형이 생기는거니까"
계속 이어지는 가시 돋힌 주옥같은 말들...저절로 되는 경청에 나는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담장너머를 잠시 바라보다 담장 위에 걸쳐진 바깥세상의 하늘과 구름을 보게 됐다. 담장 높이만큼 보이지 않는 담장아래의 인간세상.
모든게..
조용히 이루어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