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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옥수수 Oct 16. 2023

그림책의 주인공

누누 똥 쌌어? / 이서우 / 북극곰 / 2020

그림책의 주인공은 그 책을 읽는 어린이다.

아이들은 그림책의 매혹적인 세계로 눈을 들이고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마치 그 책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느낀다.

스스로 그림책 속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변한다.




그림책을 읽는 법은 일반 글자책을 읽는 법과 조금 다르다.

글자로만 되어 있는 책은 글자 사이에 숨은 의미를 찾는 데서 끝나지만,

그림책은 그림 속에 숨은 메시지까지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림책을 누군가에게 읽어줄 때에는 한 가지 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누누 똥 쌌어?> 처럼 글이 하나도 없는 그림책을 읽을 때는 더욱.


그림책에 글이 하나도 없어도, 

그림책을 읽어 주는 선생님 혹은 엄마는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읽을 거리가 없다는 핑계로 말 없이 페이지만 넘기면 안 된다. 




<누누 똥 쌌어?>는 문 앞에 놓인 강아지를 발견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가족은 쪽지를 통해 강아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된다. 



새로운 가족과 함께 살게 된 누누는 배변판에 똥을 누려 하지만, 조금 실수하고 만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함께 누누를 칭찬하며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즐긴다.


이후에도 누누는 공원에서, 형의 결혼식이 열리는 해변에서, 누나의 졸업식이 한창인 학교에서도 똥을 눈다.

그 때마다 누누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열렬한 칭찬을 듣는다. 




이 그림책의 포인트는 누누가 똥을 눌 때마다 좋아하는 사람들의 리액션이다.

이 부분을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누누가 똥을 싸는 장면에서 내가 먼저 "누누 똥 쌌어?" 라고 외치면

다음 페이지를 넘길 때 아이들에게 "잘했어, 누누!" 하고 외치도록 유도한다.


그림책 속으로 아이들이 들어가도록 만들었다. 

그림책은 아이들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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