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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맘의 성장일기 Mar 24. 2024

다양한 면접 후기를 써본다

올해 본 면접들 

구조조정으로 인한 구인을 하게 되면서 스스로 변했다고 느끼는 부분이 하나 있다. 예전에는 구인 자리가 들어오면 계속 생각하다가 면접을 안 보기도 했는데, 이제는 우선 기회가 주어지면 무조건 면접을 본다. 구인하는 회사에서도 나를 보지만, 이제는 경력 16년 차인 나도 어떤 회사에 가서 성과를 내면서 일을 하려면 그 회사를 잘 이해하고 나와 맞는지를 직접 경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면접을 보면서 나를 셀링 하는 스킬도 키울 수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구인 연락이 오고 면접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보겠다고 한다. 


작년에는 4월쯤에 자산운용사 두 곳 그리고 국내 기업의 전략팀과 면접을 보았었다. 띄엄띄엄 보기도 했었고, 작년 하반기는 이직을 언제까지는 해야겠다는 기한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인터뷰를 보고도 복기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올해는 이제까지 네 번의 인터뷰를 보았고, 나름 기억하고 싶어서 이렇게 적어본다.  


1. 국내 기업의 IR팀장 (헤드헌터를 통해 지원); 제일 길었고, 질문이 많았던 면접이었다. 회사의 주가가 좋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 상황을 회사가 진심으로 바꿔보려고 하는 것을 느꼈다. 내 대답을 듣던 HR담담자가 나의 성격을 - 팀원을 채찍질하지 않는 혹은 못하는 스타일 - 바로 파악해서 질문을 던져서 신기하기도 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IR전략을 어떻게 짤 생각인지

*왜 이 자리에 지원을 하는지 

*이제까지는 거의 혼자서 업무를 많이 했는데 앞으로 팀원인 많은 조직에서 어떻게 업무를 할지 

*잘 맞지 않은 팀원이랑은 어떻게 해결을 했는지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혼자 하는 직업이다. 그랬던지라 조직관리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었다. 그러면서 나는 깨달았다. 내가 사실 팀원관리 혹은 조직관리에 관심이 크게 없다는 것을 말이다. 분석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조직관리에 대한 열정은 나는 많이 없다 (Collaboration을 하는 것과 팀장으로서 팀원들을 관리하는 것은 완전하게 다른 문제이다) 또한 내가 면접을 본 회사는 내가 지속적으로 Neutral을 가지고 있었던 회사였고, 나는 아마 그 회사를 열정 있게 셀링 하는 IR팀장 자리로는 맞지 않겠다는 것도 깨달았다. 피상적인 대답을 몇 번 했고, 내 느낌에 면접관도 그 부분을 캐치한 것 같았다.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2. 자산운용사의 해외투자부서 (웹사이트를 통해 지원). 자기소개서를 정말 오랜만에 써 보았고, 그 후로 총 두 번의 면접을 보았다. 면접을 두 번 보고 나서 나는 나의 커리어가 얼마나 증권사 리서치에 치우쳤는지 알게 되었다. 내가 아무리 글로벌 회사에서 다른 나라 회사들과 비교해 가면서 한국 회사들을 분석했다고는 하지만, 나는 어쨌든 한국 회사들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인 것이다. 물론 한 우물을 파는 것은 좋다. 하지만 업황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생각해 보고 커리어를 다각화하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Fed가 금리를 몇 번 올렸는지? 

*리서치에서 자산운용으로 옮기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그 목표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본인이 업무를 하면서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은? 

*본인이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회사에서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현재 재직하고 있는 회사가 윤리적인 이슈로 인해서 아주 글로벌하게 파산을 해버려서 이 질문은 대답하기가 쉬워졌다) 


3. 미국 석사 인터뷰. 미국 석사 서류는 딱 두 곳을 넣었다. 한 곳은 정말 그곳만을 생각하면서 작년 10월쯤부터 토플도 보고 EA도 보고 에세이도 엄청 열심히 썼더랬다. 나머지 한 곳은 막판에 급하게 썼었다. 그랬더니 전자는 서류를 붙고 후자는 떨어졌다. 이번에 석사 에세이를 쓰면서 나를 셀링하고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많이 하게 되었다. 특히나 미국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환경에 따라서 내가 그 상황에 처한 것이 아니라' '내가 이런 환경을 선택한' 자기 주도적인 마인드셋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전자에 서류를 넣은 것은 2월 15일이었고 거진 한 달 있다가 서류 전형 결과가 나와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나는 어디 한 곳이라도 정확히 발표가 난 상태에서 구조조정이 들어가기를 바랐지만 -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 상황은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았다. 다행히 서류전형은 합격이었고 얼마 전에 인터뷰를 보았다. 인터뷰어의 성향에 따라서 분위기가 많이 바뀐다고 들었는데, 나는 정말 좋은 인터뷰어를 만났고 그녀가 내가 쓴 에세이를 정말 꼼꼼하게 읽어보았다는 것을 느꼈다. 

*왜 우리 학교에 오고 싶은지? 

*팀에서 안 맞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하는지? 

*왜 지금 공부를 하고 싶은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나에게 하고 싶은 질문은? 

내가 지원한 학교에는 내가 정말 같이 공부해 보고 싶은 교수님이 있었다. 그리고 참여하고 싶은 행사들도 있었다. 내가 이런 부분들을 계속 물어보니 그녀가 웃으면서 그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으니 잘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발표는 4일 후다. 정말 너무 떨린다. 


그 사이에도 들어온 자리들이 있다. 면접은 다 보겠다고 했다.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이 상황이 힘들지만 몇 가지 얻은 수확이 있다 1) 우선 나에게 맞지 않는 자리에는 NO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2) 너무 급하게 결정을 하면 나중에 후회를 한다 3) 모든 사람들은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 행동한다. 친절하려고 나에게 잘해주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이상하게 나를 위해서 좋은 조건을 준다 싶으면 그건 그 사람의 이익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슴 아프지만 이번에 다양한 상황에 접해보면서 이 부분을 아주 처절하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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