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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맘의 성장일기 Jun 26. 2024

워킹맘인 나, 너무나 이기적인 걸까

고민되는 새벽 

새로 들어간 회사는, 많이 배울 수 있고 새로운 관점을 준다. 하지만, 내가 이제까지 다녔던 직장 중에서 가장 직원을 배려하지 않으며 (재택 및 의료비 지원 전혀 없음, 기본으로 부여되는 휴가 없음 등 더 이상 자세하게 쓰지는 않겠다 - 단지, 출산율 증가를 외치는 대한민국의 회사가 이제까지 다녔던 외국계 회사들에 비해서 이러한 배려가 전혀 없음에 왜 한국의 출산율이 낮은지 다시 깨닫게 된다), 생각보다 긴 통근시간으로 인해서 가족들에게 많은 희생과 도움을 필요로 한다. 남편, 양가 부모님, 그리고 이모님까지 다 동원이 되고 있다. 응원해 주는 남편이 고마울 뿐이다. 2008년부터 시작한 이러한 직장생활은 출산 휴가 (아이 둘 당 각 삼 개월)을 제외하고는 계속 달려왔지만, 오늘은 많은 고민이 된다. 


오빠에 비해서 해맑기만 한 둘째는 요새 교우관계에서 고민이 많다. 학교에 갓 들어간 1학년 아이의 반은, 지금 담임선생님이 두 번째 바뀌었다. 아이는 이제까지의 담임선생님들이 다 좋았다고 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아이가 반에서 본인을 놀이에서 자주 배제하는 아이 때문에 눈물이 핑 돌았다는 얘기에, 마음이 너무 속상하다. 아이는 그래서 그냥 혼자 책을 읽었다고 한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집에서나 도서관에서나 오빠에 비해서 독서를 즐기지 않는 아이가 (대부분 나와 같이 가면 놀아달라고 하거나 친구를 만들어서 놀곤 한다), 몇 권씩 책을 싸매고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간 이유를. 


아이들이 학교 생활에 대해서 하는 이야기를 백 프로 믿을 수 없음을 알고 있다. 또한 내가 개입해서도 안됨을, 첫째의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만약에 집에 있어서 다른 엄마들과 친해져서 따로 놀리고 했다면, 아이가 눈물이 핑 돌일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첫째 반과 다르게 둘째 아이 반에는 회사를 다니는 엄마들이 많이 없는 분위기이다). 


상대적으로 엄마가 일하는 것에 대해서 쿨한 오빠와 다르게, 둘째는 아직도 엄마가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엄마가 학교에 데려다주고, 엄마가 학원에서 마중 나와 주기를 바란다. 그것을 들어줄 수 없는 선택을 한 내가 오늘은 서글퍼진다. 또한 그 선택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아는 나 스스로가, 또한 커리어를 보고만 이직을 선택한 내가, 너무나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워킹맘인 나, 너무 이기적인 걸까. 


새벽 5시 반. 둘째의 사랑스러운 볼을 쓰다듬고 이제 출근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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