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휴가기간이다. 하지만 휴가를 간다고 해서 부모가 편히 쉴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떻게 보면 먹이기, 놀기 등의 스케줄을 오롯이 부모가 케어해야 하기에 더 피곤하기도 하다. 보통 호텔에는 스파가 있지만 단 한 번도 받아본 적도 없다. 나와 남편의 경우는 평소에 둘 다 바쁘고 육아를 전담하지 않아서 그런지 휴가기간에 아이들과 복닥복닥 거리는 게 지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클럽메드 토마무는 만족스러웠다.
우선 먹는 거 마시는 게 다 inclusive이다. 딱히 어디서 먹어야 할지 뭘 먹어야 할지 고민이 없다. 리조트 내 뷔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카페에서 먹고 마시는데 제한이 없다.
그리고 애들 프로그램이 8시 40분부터 5시까지 있다!!! 중간에 수업에 맞춰서 데려가도 되고, 8시 40분에 넣어두고 5시까지 자유부인을 할 수 있었다. 공중제비/활쏘기/색종이 접기/게임 등등 아이들도 재미있게 놀고 나랑 남편도 쉴 수 있었다. 진짜 오백 년 만에 리조트 프로그램 - 요가와 필라테스 - 를 들었다. 프로그램은 대부분 무료이다.
옆에 있는 수영장에는 온천이 딸려있어서 아이들 씻기기에도 용이하다 (물론 우리 아이들이 저학년 고학년으로 온천도 들어갈 수 있고 프로그램에서도 잘 가는 나이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 딸은 숲 속 안에 위치한 온천을 참 좋아했다. 여기도 투숙객은 무료다.
저녁 먹고 뭐 해야 하나 고민할 필요도 없는 게 매일 쇼를 하고, 직원들이 나와서 춤추고 흥을 띄운다. 나는 춤추는 걸로 사람 뽑는 줄 알았다. 저녁 먹고 쇼를 즐기다가 들어와서 자면 된다. 정말 아침부터 저녁까지 뭐 할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리조트가 지루하면 셔틀버스를 타고 옆의 다른 리조트인 리조나레 토마무의 카트 타고 숲체험을 하면 된다. 일본 브랜드인 리조나레 토마무는 클럽메드와는 뭔가 다른 느낌이 있다.
여기와 서도 딱히 잠을 잘 자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리프레쉬가 된다. 그리고 나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겸손하지 않았을 때 남의 말을 들었을 때 있었던 일들,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현실을 바라볼 때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보았다.
남편과도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 부부는 대화가 많이 없다. 필요한 대화만 하는 편이다. 하지만 날카로운 남편과 머리 복잡한 나도 여기서는 조금씩 풀어졌다. 사실 제일 잘 지내야 하는 사람인데.. 부부 관계는 쉽지 않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우리에게 힐링을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