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흐름을 따라가며

by 박수진


마음은 억지로 멈출 수도 속도를 낼 수도 없다. 어느 날은 숨 가쁘게 달려가다가도, 또 어느 날은 멈춰 있는 것만 같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마음은 그저 스스로의 속도대로 흘러간다. 때로는 흐름이 조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너무 느린 걸까, 아니면 너무 빠른 걸까.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음은 그 자체로 자연의 일부임을 알게 된다.


강물은 흐르는 동안 스스로 방향을 정하지 않는다. 단단한 바위에 부딪히면 갈라지고, 낮은 곳으로 스며든다. 마음도 그렇다. 내 뜻과는 상관없이 예상치 못한 사건에 부딪히고, 때로는 깊은 곳으로 가라앉기도 한다. 억지로 방향을 틀어보려 애쓸 때도 있었지만, 마음은 언제나 그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이제는 안다. 마음이 흘러가는 방향을 억지로 바꾸는 것은 강물의 흐름을 손으로 막아보려는 것과 같다는 것을.


나는 요즘 마음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슬픔이 찾아올 땐 그것을 밀어내지 않고, 기쁨이 찾아올 땐 그것을 움켜쥐려 하지 않는다. 슬픔은 그 자체로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여기서 조금 더 머물러도 괜찮아." 기쁨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지나가며 속삭인다. "지금 이 순간만 즐기면 돼."


그럼에도 여전히 힘든 날이 있다. 무거운 생각이 마음을 짓누르고, 방향을 잃은 듯한 허무함이 밀려온다. 그런 날은 일부러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나무 아래에 앉아 바람이 흔드는 잎사귀를 바라보고, 조용히 물소리를 들으며 시간을 흘려보낸다. 강물도 속도를 조절하듯, 마음도 쉼이 필요하다는 걸 이제는 안다.


결국, 마음의 흐름을 따라가며 내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그저 그 안에 담긴 풍경을 바라보는 것. 매 순간 내 마음에 떠오르는 빛과 그림자를 조용히 바라보며 흘러가는 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마음의 흐름은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모른다. 어떤 날은 행복으로 가득 찬 들판으로, 또 어떤 날은 외로운 골짜기로 나를 이끌 것이다. 흐름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다. 내가 지나온 풍경을 기억하고, 흐름 속에서 나를 지키는 법을 배우는 것.


마음은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 흐름 속에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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