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배란유도
기다리던 생리가 시작됐다. 생리가 이토록 반가울 줄이야! 생리는 지난 임신 시도가 실패했음을 알려줌과 동시에 다음 배란의 시작을 의미한다.
결혼은 3년 차지만 유산 후 몸조리도 하고 보상심리로 해외여행도 두 번 다녀오느라 순수히 임신시도를 해본 건 5번 정도였다. 그 5번 중에서 2번은 임신이 되었다가 초기유산으로 종결되었고, 한 번은 화학적 유산, 2번은 실패한 것이다.
확률로 따지면 반은 성공했다. 그런데 햇수로 따져서 그런지 뭔가 늦은 것 같은 성급함이 앞선다. 시도 후 명확히 뜨는 한 줄에 더 이상 와르르 무너지고 싶지 않아 이번에는 인공수정을 해보리라 작은 다짐을 하고 방문했다.
“우리 배란유도 한번 더 해봅시다. 인생 삼 세 판 아니겠어요? 나이도 젊고, 임신이 안 되었던 것도 아니잖아요~“
사실 나도 한번 더 배란유도를 해보고 싶었던 걸까.
’인공‘이란 말에 아직은 인공수정이 조금 두려웠던 걸까. 한번 더 해보잔 선생님의 말씀에 ‘그래, 한번 더 해보자, 인공수정은 자연임신이랑 확률이 비슷하다잖아. 배란유도나 인공수정이나 비슷하겠지-’
3초 컷 합리화를 마치고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남편과 나란히 주사실에 앉아 배란유도제에 대한 설명을 다시 한번 듣고, 처음으로 자가주사를 처방받았다. 지난달은 처음 배란유도를 해본 거라서 내 몸의 상태를 조금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제 어느 정도 해야 배란이 되는지 파악이 됐으니 이번 달은 더 적극적으로 배란유도를 해본다고 하셨다.
드디어 나도 주사가방을 받게 되었다! 기분이 참 묘했다. 겨우 하루치긴 하지만. 내 배에 내가 주삿바늘을 찌를 순 없을 것 같아 남편이 대신하여 주사를 놔주기로 했다. 남편은 간호사 선생님이 설명해 주는 주사 조제법을 열심히 익혔다.
다음날 오전, 일요일이라 늦잠을 푹 잤다. 남편은 실험용 위생장갑을 끼고 철저히 소독을 마친 뒤 뚝딱뚝딱 주사를 조제했다. 그러고 나서 주사 찌르기를 잠시 고민하다가… 성공! 장갑을 벗은 남편의 손이 땀으로 끈적해져 있었다. 그런데 나는 좋았다. 간호사선생님이 놔주시는 주사보다 덜 아팠다. 그래도 남편에게 엄살을 부리며 10분 정도 누워서 쉬었다.
내일부터는 페마라 복용도 시작한다. 5일 동안 같은 시간에 2알씩 복용해야 해서 스케줄 알람을 맞춰두었다. 이번에는 과연 몇 개의 난포가 자랄까. 이번 달은 많이 걷기를 넘어 오래 걷기를 해야 하는 일정들이 많아서 살짝 기대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라고 있을 난포들을 생각하며 스트레스받지 않고 하루하루 소중한 이 봄날을 즐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