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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현 Sep 05. 2021

유럽 책방 어디까지 가봤니?

아이들과 함께 즐긴유럽 책방투어 Ato Z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책 읽기를 좋아한다기보다 (물론 책 읽기도 좋아하지만)어느 골목 어귀에 있는 작은 책방의 손때 묻은 책들의 아기자기한 분위기에 설레기도하고 대형서점 교보문고에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디퓨저 향기 속에서 따끈따끈한 신간을 훑어보면 심신이 안정된다. 지인들의 생일에는 어김없이 소소하게 손글씨로 편지하고 그들에게 어울리는 책 선물하는 것은 나의 소소한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유럽 미술여행을 하면서 어느 쪽 하나도 희생되지 않고 모두가 만족할만한 일정 중 마켓 이야기를 해보았으니 이번에는 책방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굳이 서점이라고 칭하지 않는 것은 책방이 뭔가 더 정겹기 때문이다.) 

시간을 내어서라도 각각의 유럽 도시 별로 책방을 찾아가 보고 그 분위기를 느껴본다면 이 또한 여행의 소소한 재미가 아닐까 싶다.





다운트북스(Daunt Books_84 Marylebone High St, London W1U 4QW UK)


다운트북스 (DAUNT BOOKS)


 런던의 '세계 10대 서점'에 꼽히는 다운트북스는 꼭 가보고 싶은 서점 중의 하나였다. 다운트북스 앤틱한 외관부터가 가슴설레게 하고 들어가자마자 유리천장에서 쏟아지는 따뜻한 온기와 나무 책장 하나하나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형용할 수 없는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나무계단
런던에서 만난 '한강' 작가

 삐걱대는 나무계단을 내려가면 또 다른 우리만의 아지트가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마법과 같은 공간에는 여행책뿐만 아니라 한국섹션도 있었고 '한강'작가의 책을 만났는데 꼭 테이트 모던에서 만난 '백남준 작가 특별전'에서 느꼈던 감정과 같이 반갑기 이루어 말할 수 없었다.

 아이들은 children illustrated 섹션으로 가서 무심한 듯 놓여있는 츤데레 같은 의자에 앉아 한 시간이 넘도록 책을 읽었고 엄마 사람 또한 책방 분위기에 취해 뛰는 가슴 절제하며 책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생각과 달리 빠르게 달려온 일정과 달리, 책방의 멈춰있는 듯한 평화로운 이 시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에코백 2 pcs 20파운드

 이 정도로 시간을 할애할지 몰랐는데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책을 읽은 것을 보면 분명 아이들도 책이 고팠던 것 같다. 다운트북스의 에코백을 사이즈별로 구매하고 나온 메릴본 거리는 역시나 차고 어둡다.



포일스(Foyles)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런던 포일스 책방은 <셜록 홈스>에 등장해서 유명한데, 우리는 채링크로스 로드에 위치한 포일스가 아닌 지하철 역사의 작은 포일스를 만났다. 섹션별로 진열이 잘 된 대형 서점의 느낌이 물씬 나는 포일스는 아이들이 한국에서 만날 수 없는 재미있는 영어 동화책을 읽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어주었다.

포일스 (Foyles)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했던 'I need a new bum!'

 



워터스톤스 (Waterstones)


워터스톤스 (Waterstones)

 런던 거리를 걷다 보면 가장 자주 보이는 서점, 워터스톤스는 우리나라의 교보 서점 느낌이랄까?  한국과의 정서와 비슷한 대형서점에서는 편하게 돌아다니며 책을 살펴보았는데, 아이들은 한국에서 익숙한 책들을 만나서 더욱 반가운 눈치였다. 손글씨로 하나하나 꾹꾹 눌러쓴 책 소개가 인상 깊었다.


ROBERT FREW 


Robert Frew
용기를 내어 들어가지 못한 희귀한 책들이 있는 런던 앤티크 한 작은 책방






THE NEW ENGLISH BOOKSTORE 

(Kalverstraat 223, 1012 XC  Amsterdam, Netherlands)

암스테르담 New English Bookstore

 암스테르담 꽃시장을 찾아가던 중 만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the new English bookstore은

네덜란드어를 모르는 우리에게 단비 같은 존재였다. 영어로 된 원서가 있어서 아이들이 익숙해했고, 무엇보다도 네덜란드 현지에서 만난 '안네의 일기' 책을 발견한 첫째 아이가 너무나도 좋아했었다. 하지만 친절하지 못한 직원의 눈총으로 편안하게 책 읽기는 실패한 곳이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37 Rue de la Bûcherie, 75005 Paris, France)


어머! 이건 무조건 사야 해!
에코백 €10

 노트르담 대성당을 지나다 만난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영화 <비포 선셋>에서 두 주인공이 9년 만에 재회한 곳으로 유명한데,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영미 문학 전문 책방으로 헤밍웨이가 즐겨 찾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파리의 자유로운 영혼을 닮은 다 쓰러져갈 것만 같은 낡은 책방 내부는 숨소리조차 사치일 것 같은 묵직한 분위기였고 친절이라는 단어를 찾을 수 없는 직원의 태도에 기분이 상했다. 책방에 붙어있는 글귀와는 정반대로 말이다. (혹시 아니? 내가 나그네 일지..)


나그네에게 함부로 대하지 마세요.
그들은 변장한 천사일지도 모르니까요.



지베르 죈느 (Gibert Jeune)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처럼 역사와 전통 깊은 오래된 책방을 보고 지베르죈느와 같은 대형서점을 만나면 눈길이 잘 가지 않는다. 대형 서점의 틀에 박힌 이미지가 책방이라는 존재에 감성 한 스푼이 모자란 듯한 느낌이랄까?



니스에서 만난 LIBRAIRIE pour les ENTANTS






까사 델 리브로 (Casa del Libro)

 


리브 레리아 산파블로 (Librería San Pablo)


 스페인 책방인 까사 델 리브로와 리브 레리아 산파블로는 스페인어에 까막눈인 우리가 들어가서는 책 냄새만 킁킁거리다 나온 걸로 기억될 만큼 아무런 임팩트가 없는 대형서점에 불과했다.


길 지나가 만난 스페인 작은 책방




리브 라쵸 (LIBRACCIO)


 이탈리아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책방을 드디어 피렌체 두오모를 가던 길에서 만났다. 런던에서 공중화장실보다 많은 서점을 봐서 그런지 이탈리아에서 어렵게 만난 리브라초는 대형서점이지만 아이러니하게 너무나도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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