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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현 Aug 28. 2021

펄떡이는 활어 같은 19금 로댕미술관

프랑스의 기대 이상의 미술관

 

 보통 유럽 3대 미술관은 영국 내셔널 갤러리,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이탈리아 프라도 미술관을 꼽는다. 하지만 예술과 문화가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유럽의 그 많은 미술관들 중에 고작 TOP3로 간추리기에는 너무 야박할 정도로 나에게는 유럽의 기대 이상의 미술관은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였다. 그중에서 정말 기대 이상으로 인상 깊었던 미술관은 프랑스의 로댕미술관이었다.

  


로댕미술관(Musée Rodin_77 Rue de Varenne, 75007 Paris, France)


 '생각하는 사람'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로댕을 만나러 가는 길에 다소 파이팅 넘치지 않은 우리. 르누아르, 쇠라와 같이 순정만화에서 꼭 튀어나온 것 같은 소녀감성 그림이거나 반 고흐와 같이 뚜렷한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을 좋아하는 딸아이들의 취향과는 다소 거리가 멀기도 하고, 한국에서 만나본 적 없어 익숙하지도 않은 로댕미술관은 나 또한 별로 기대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책으로만 봤던 '생각하는 사람'만 눈도장 찍고 오자는 마음으로 향했는데 로댕미술관에 입장하는 동시 우리는 와~하고 탄성을 질렀다.



로댕미술관 (Musée Rodin)

 다소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로코코풍의 대저택과 입이 떠억 벌어질 정도의 아름다운 정원의 벤치에 앉아서 단 10분이라도 커피 한 잔을 기울일 수 있다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았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다듬어진 나무 사이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형용하기 힘들 정도의 아우라로 존재했다.

<생각하는 사람>

  <생각하는 사람>은 펄떡이는 활어처럼 근육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고 혈관에 혈액이 흐르는 것 같았다. 그런 생동감 있는 작품에 느껴지는 고뇌와 번뇌의 무게는 미루어 짐작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워 보였다. 우리에게 '당신은 이만큼 몰입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생각이란 것을 좀 하고 살아라'라고 호되게 되물어보는 것 같은 그의 조각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부끄러워졌다.


<지옥의 문>
<지옥의 문>


 정갈하게 관리된 정원에 자유분방하게 전시되어있는 작품들이 생명과 감정을 가진 듯 살아 움직였다. 단테의 《신곡(神曲)》<지옥편>에서 얻은 영감에 둔 거작 《지옥의 문》(1880∼1900)에 조각된 사람들 하나하나는 쉽사리 잊히지 않을 정도의 절절함과 절박함이 느껴졌고, 사무치는 고통과 슬픔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어서 와. 지옥은 처음이지?



망원경으로 멀리 있는 <지옥의 문>을 자세히 관람할 수 있다.





<칼레의 시민>

 미켈란젤로의 <묶인 노예상>에서 영감을 받은 로댕의 <칼레의 시민> 고전주의적이 전통을 버리고 사실적인 요소를 조각 예술에 반영한 대표작으로 꼽히는데 그의 현실보다 더 사실적인 묘사는 마치 우리가 행위예술가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어버렸다.

 

<키스>
<다나이드>
딸, 19금스럽구나.

 야외정원에서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서 감상을 시작했더니 성박물관이 따로 없는 느낌을 받은 건 정말 로댕의 예술의 혼을 모욕하는 것이겠지. 곧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이 아슬아슬한 19금 작품이 많았기에 아이들과 함께 보기 다소 민망한 작품들이 있어서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까 많이 망설여지기도 하였지만, 프랑스의 대표적인 조각가를 만나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었다.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양하고 풍부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뿜어내는 작품들의 향연이었다.


<두 손>


엄마표 유럽 워크북 대신 엄마표 도슨트 해설

 

  로댕 미술관은 기대를 하지 않아서 엄마표 유럽 워크북에 정리하지 못했는데, 다행히 로댕 작품에 대해 미리 준비해 간 프린트물로 작품 하나하나를 읽어주니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워했다. 파리의 마지막 날, 기대 이상의 로댕 미술관을 만난 건 아마도 아이들에게 프랑스의 여운을 오래도록 기억하라고 만들어준 기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로댕미술관 2020년 2월 5일


오 샹젤리제~를 갔다가 로댕미술관을 갔다.

로댕은 (본명: 오귀스트 로댕) 프랑스의 조각가이다.

<지옥의 문> <생각하는 사람> <입맞춤> 등 주요 작품들이 있는 로댕미술관에 갔는데 깜짝 놀랐다.

너무 섬세하고 (조금도 이상함 없이) 대리석을 매끈매끈하게 잘 조각을 했다.

부럽다. 나도 조각을 해보고 싶다. 앗! 또 나의 꿈이 바뀌었다. 나의 꿈은 조각가!

나도 로댕처럼 조각가가 될 것이다. 하여튼 인상 깊은 장면은 로댕의 <칼레의 시민들> 작품이다. 목숨을 바치러 영국인들에게 가는 6명의 시민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아참! 오늘이 파리 마지막 시간이네. 즐거웠어 파리야.


-만 10세 유럽 워크북 여행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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