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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현 Sep 16. 2021

오! 나의 사랑하는 오르세 미술관

예술의 전당 오르세 미술관전_2017.01

 2017년 1월 추웠던 겨울방학 예술의 전당에서 만났던 오르세 미술관전을 관람했을 당시만 해도 '찐' 오르세 미술관을 방문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해당 전시는 프랑스 국립 오르세 미술관의 협력과 소장품의 대여로 개최되어 사진 촬영을 할 수 없었기에 더욱더 눈에 담기가 버거운 전시였는데 이 행복한 버거움을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는 '찐'오르세 미술관을 우리가 방문하게 된 것이다.

엄마표 유럽 워크북_오르세 미술관

오르세 미술관 (Musée d'Orsay_1 Rue de la Légion d'Honneur, 75007 Paris, France)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원래 오르세역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현대적 감각에 맞춰 리모델링하고 1986년 미술관으로 개관하였는데 입장과 동시에 유리천장으로 쏟아지는 아늑한 자연광은 더할 나위 없는 편안함을 주었고 북새통을 이루었던 루브르 박물관과는 달리 관람객이 다소 적은 편이어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오디오북 €10

 안내데스크에서 한국어 오디오북을 대여하여 목에 걸고 엄마표 유럽 워크북을 야무지게 들고 본격적으로 관람하기 시작했다. 입구에서 떠 억 하니 서서 반기는 자유의 여신상을 보자마자 워크북의 답을 알아냈다고 신이 나서 바로 바닥에 철퍼덕 앉아 워크북의 답을 메워나가기 시작했다. 

자유의 여신상
오디오북에 진지한 편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샘>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
마네의 <올랭피아>
오디오북으로 듣고 워크북 답을 채워나가기
마네 <풀밭 위의 점심식사>
 우리는 오디오북 5유로를 아끼고 있습니다만

  잘 차려입은 두 신사 사이에 나체를 드러낸 여자가 앉아있고 당당한 눈빛으로 정면을 주시하는 창녀를 그렸다고 하여 프랑스 예술계를 발칵 뒤집은 마네의 두 작품은 아이들로 하여금 '왜 그녀들은 옷을 벗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했고, 오디오북으로 모든 궁금증을 해결하고, 빛과 시선이 하나 되는 마음으로 진지하게 몰입하여 감상했다.


그녀의 옷은 우리와 우리의 시선이 벗기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빛으로 인해 그녀가 선명해진다.
빛과 시선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빛에 의해 표현된 그녀를 보여주고 싶었다.

도슨트 설명을 듣는 프랑스 학생들
모네 <몽토르게이 거리>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의 춤>

 바닥에 앉아 도슨트를 듣는 프랑스 아이들 사이에서 오디오북에 귀 기울이며 르누아르의 작품을 감상하는 딸아이들이 뒷모습을 보자 하니 이보다 더 뿌듯할 수 없다. 비록 도슨트 선생님과 같이 유능하지는 않을지는 몰라도 엄마의 피, 땀, 눈물이 녹아든 엄마표 유럽 워크북과 한국어가 지원되는 오디오북이 있으니 더 바랄 것이 없었다.

드가 <14세의 발레리나>

 발레리나를 사랑한 드가의 가장 유명한 조각상을 앞에 두고 미간을 찌푸려가며 몰입하는 모습은 오르세 미술관에서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이었고, 드가의 발레리나에 대한 사랑은 변태스럽게 느껴질 만큼 사실적이었다.

모네 <수련>

 오랑주리 미술관을 가기 전 만난 모네의 수련이기에 매우 큰 작품에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는데, 오랑주리 미술관 수련 연작을 보고 이 작품을 사진으로 만나니 아담하고 소담스러움이 묻어난다.

마음에 드는 작품은 어김없이 사진을 찍어두는 첫째 아이
 폴 세잔 <사과와 오렌지>
폴 세잔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조르쥬 쇠라 <서커스>

 쇠라의 점묘법으로 완성한 작품을 만나보면 인간의 인내심과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정교하였고 이 작품이 쇠라의 마지막 작품이자 대표작이라는 사실에 가슴 한구석이 먹먹했다.

반고흐 <낮잠>
반고흐 <자화상>
반고흐 <반고흐의 침실> <오베르 교회>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에서 이미 만난 반 고흐의 작품 외에도 오르세 박물관에서 만난 반 고흐의 작품은 언제나 마음 한편이 아려오고 쓰려온다.

 작품을 구경하는 길에 보이는 긴 줄은 오르세 미술관 포토존으로 유명한 시계탑 앞이었다. 우리도 인생 샷을 하나 남겨야겠다는 생각으로 긴 줄에 동참했고, 어떻게 사진 포즈를 잡을지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를 검색하고 갖가지 포즈를 구상했지만, 다소 낯가림이 있는 엄마 사람이 구상한 것은 하트와 만세 정도 되시겠다.

 
오르세 미술관 샵

 이보다 더 사랑스러울 수 없는 오르세 미술관은 루브르 박물관보다 훨씬 다채롭고 알차게 느껴졌다. 아이들은 언제나 그랬듯이 오르세 미술관 샵을 들려서 엽서를 샀고, 오르세 미술관에서 내려다본 파리의 전경은 매력 발산에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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