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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현 Oct 04. 2021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낭만에 흠뻑 취하다

너희가 플라멩코를 추던 그 골목 그 향기가 아직 기억나.

굿바이 마드리드!

 마드리드 숙소로 돌아가는 골목 어귀에서 플라멩코라는 이름으로 발이 안 보이게 춤을 추던 딸아이들의 모습이 별안간 떠올랐고 그 골목의 온도와 향기 그리고 분위기는 고스란히 영상에 남았다. 마스크 없이 사람들의 주변 시선 아랑곳하지 않고 해맑게 춤을 추던 딸아이들을 깔깔거리며 바라보던 이 날은 마드리드의 마지막 밤이었다.

 마드리드와의 안녕을 고하고 마지막 밤 베네치아행 오전 이른 비행기를 타기 위해 캐리어에 짐 분배를 했다. 그다음 날 새벽 네시부터 일어나 아이들을 챙기고 준비해 숙소에서 우버를 타고 새벽 공기를 가르며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하였다.

새벽이라 한산한 Air Europa
Madrid (MAD): 07:10 to Venice (VCE): 09:40
우리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떠납니다.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예습 중

 두 시간 반가량의 비행으로 도착한 이탈리아 베네치아 공항에서 교통권부터 구매하기로 했다. 베네치아는 바다와 운하로 둘러싸인 수상도시이기 때문에 숙소까지 가는데 수상버스(바포레토)를 이용해야 하므로 낯선 교통수단으로 긴장을 바짝 할 수밖에 없었고 미리 숙지했지만 직접 부딪혀보니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롤링베니스 교통권 (공항-산타루치아역 €6x4=€24 / 어린이 €56 /어른 €60=€140)
시크한 안내소 직원의 메모
공항 5번버스정류장 & 로마 광장(Piazzale Roma)
베네치아 숙소 정류장 도착!
베네치아 에어비앤비 숙소 셀프체크인 안내문

 

베네치아 에어비앤비 숙소 외관
베네치아 에어비앤비숙소 내부

 신기방기 수상버스를 타고 복잡한 골목골목을 지나 도착한 베네치아 에어비앤비 숙소는 키박스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키를 찾아 셀프체크인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방탈출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이 어려웠다. 키박스를 열어 찾은 키는 숙소 대문과 맞지 않아 옆집 문을 열어보는 민폐를 끼쳤고 우여곡절 끝에 키 구멍을 맞춘 후 큰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또 다른 문이 있었다. 어느 집이 우리의 숙소인지 한참이나 헤맨 끝에 도착한 숙소의 문을 여니 낡은 외관과는 달리 리모델링한 깔끔한 내부를 자랑하고 있었다. 우리는 짧은 숙소 구경을 뒤로하고 베네치아 구경을 나섰다.

동화의 나라에 온 것 만 같은 풍경
곤돌라와 곤돌리에

 골목 한 블록을 지날 때마다 새로이 맞이하는 광경에 탄성을 자아내었고, 곤돌라를 이끄는 곤돌리에를 본 순간 아이들은 아는 사람인 마냥 손을 흔들어대며 반가워했다. 이런 리액션이 익숙한 듯 곤도리에는 시크하게 노를 저어 우리를 비켜났고 이 모든 순간이 꿈과 같이 로맨틱했다.


엄마표 유럽 워크북_베네치아

리알토 다리(Ponte di Rialto_Sestiere San Polo, 30125 Venezia VE, Italy)

리알토 다리

 베네치아의 상징인 리알토 다리는 우리 숙소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의 소설 <베니스의 상인>의 배경이 되었던 리알토 다리에서 바라본 베네치아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와 같이 우리에게 스며들었고 한동안 멍하니 바라만 보아도 너무나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산 마르코 대성당(Basilica di San Marco_P.za San Marco, 328, 30100 Venezia VE, Italy)

산 마르코 대성당



종루(Campanile di San Marco_P.za San Marco, 30124 Venezia VE, Italy)

종루

 비잔틴 건축을 대표하는 양식의 산 마르코 대성당은 동양적인 정면 아치 위에 황금빛 모자이크가 베네치아의 풍경과 함께 반짝였고, 산 마르코 광장에 우뚝 서있는 종루는 푸른 하늘과 반짝이는 햇살에 더욱 우람한 자태를 뽐내었다. 사실 한 달 넘게 여행을 하다 보면 이 건물이 저 건물인지 구분이 안 갈 때가 있는데, 베네치아의 건물은 다른 나라의 건물과는 사뭇 다른 낭만을 품고 있는 듯했다.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_P.za San Marco, 1, 30124 Venezia VE, Italy)

두칼레 궁전

 두칼레 궁전은 다른 건물과는 달리 외관에 화이트와 핑크의 대리석으로 모자이크 장식이 되어있었고 모던하면서 우아함이 느껴졌다.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간 건물양식에 관한 프린트물은 여러 도시의 랜드마크의 관람에 있어 도움을 많이 주었고 아이들과 함께 건물을 바라보며 어떤 건축양식일까를 맞춰보는 것 또한 추천해볼 만한 즐거움이다.

비알레티 모카포트

 숙소로 돌아오는 길 후미진 골목골목에 만난 상점은 구경거리로 넘쳐나서 한걸음 가다 서다를 반복하게 만들었다. 베네치아의 화려한 축제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화려한 가면과 개성이 넘치는 의상과 가죽제품이 즐비하였고 구경하던 중에 발견한 비알레티 모카포트 매장을 발견한 엄마 사람의 눈은 휘둥그레진다.


어머 이건 사야 해!


 짐 지옥은 남편이 합류하면서 어느 정도 해결되었으니 30% 할인하는 모카포트는 무조건 사야겠다. 쇼핑에 취한 엄마 사람에게 피곤을 논하는 아이들의 입은 달콤한 젤라또로 막았으니 본격적으로 구매해본다.

모카포트,에스프레소잔,커피가루 €28.06

 

엄마표 워크북 여행일기 쓰는 자매


 저녁이 무르익을수록 베네치아의 촉촉함이 물이 오르고 밤은 더 까맣게 짙어졌다. 아이들은 숙소로 돌아와 시키지 않아도 여행일기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그리고 베네치아의 밤은 화려한 가면을 쓰고 이렇게 우리에게 속삭인다.



지금까지의 낭만은 모두 잊어버려.
그건 모두 가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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