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케리아 시장, 산 미겔 시장 그리고 스페인 쇼핑
피카소, 달리, 미로가 자주 걸었다는 활기가 가득 찬 람블라스 거리를 따라서 보케리아 재래시장을 찾으러 가는 길에서 호안 미로가 디자인한 다채로운 모자이크를 만났다. 사람들의 분주한 발길에 치여 모르고 지나칠 수 있었지만, 스페인을 대표하는 미술계의 거장, 미로의 경쾌함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시작부터 좋은 기운이다.
보케리아 시장 (Mercat de la Boqueria_La Rambla, 91, 08001 Barcelona, Spain)
람블라스 거리에 위치한 보케리아 시장(산 조세프 시장)은 스페인의 대표적인 음식 하몽부터 각종 신선한 과일이 줄지어있었고, 재래시장의 활기찬 기운과 더불어 절로 신이 나는 분위기였다. 그에 반해 시장의 상인은 다소 거칠고 불친절해서 사고 싶은 마음은 싹 사라졌고 재래시장하면 가격이 쌀 거라는 생각에 아이들의 간식으로 과일을 사려고 보니 마트 가격보다 훨씬 비쌌다. 그런데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상인의 아우라에 포장된 과일과 과일주스를 반강제적으로 구매했고, 한번 맛보는 순간 입안에 퍼지는 과일의 풍미와 당도는 기대 이상이었다.
산 미겔 시장(Mercado de San Miguel_Pl. de San Miguel, s/n, 28005 Madrid, Spain)
저녁 무렵 방문한 마드리드 산 미겔 시장은 재래시장이라 보기 힘든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며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모양새였다. 바르셀로나의 보케리아 재래시장과는 달리 식재료를 파는 시장이라기보다 가벼운 술과 음식을 먹으며 마드리드의 밤을 즐기는 분위기였다. 아이들은 그런 모습을 보고 낯설어하였고, 흥이 충만한 사람들을 지나가기에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살다 살다 재래시장이 이렇게 낯설기는 처음이다.
그란 비아에서 만난 ZARA와 PRIMARK
마드리드의 번화가인 그란 비아는 에스파냐 광장에서 시벨레스 광장까지 이어지는 대로로 양쪽으로 쇼핑몰, 영화관, 호텔, 레스토랑이 밀집해있는 지역이었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화려한 듯 단정한 건물양식과 무표정으로 내려앉은 그날의 분위기는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였다.
스페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ZARA를 본고장에서 만나니 색다른 느낌이었다. 한국 매장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놀라 어느 순간 나의 장바구니는 아이들 옷으로 가득 찼다. 저렴한 가격과 패션성이 있는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PRIMARK 매장이 그란 비아에 있었는데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한 쇼핑몰로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였다. 단 재질이 좋은 제품을 고르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쑥쑥 크는 아이들 옷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ZARA와 함께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