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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현 Jun 16. 2017

5/28 수업교실 세 번째

 오전 4시 45분쯤 집을 나섰다. 창원역에 도착하니 오전 4시 55분. 지난 달에는 같은 시간에 밤처럼 캄캄했는데 오늘은 살짝 하늘색빛 하늘이다. 다음 달에는 또 다른 느낌이겠지? 매달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시간(내 기준)에 일어나 공부를 하러 가는 내가 기특해서, 이 창원역의 모습을 매달 찍어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찰칵.

새벽 5시인데도 지난 4월에 비해 훨씬 밝다.



근황토크 & 여는 놀이

 도착했을 때 사람이 거의 없어서 깜짝 놀랐다. 총 멤버는 25명 정도 되는데 온 사람은 10명이 채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더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지난 번에 내가 업로드했던 음악 수업 설계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 3학년 팀원들이 '손기호 도레미송'이 궁금하다고 해서 보여주다가 양은석샘한테 딱 걸려서 수업교실 선생님들께 전체로 알려드렸다. (사진은 정혜란 선생님 작품)

 기억을 못할 것 같다고 동영상으로 찍자고 하셔서 얼떨결에 찍었는데, 혹시 필요한 분이 계실까봐 첨부.

뷰끄뷰끄



 인원수가 적어서 모두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원으로 둘러앉았다. 그리고 지난 한 달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건 어땠는지 등에 대해 한 명씩 돌아가며 이야기를 했다. 혼자 수업설계를 하는 게 생각보다 버겁다는 이야기,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하며 뿌듯했던 이야기, 또 아이들과 힘들었던 이야기들이 오가며 좀 더 한 사람, 한 사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원으로 둘러앉아 나누었던 이야기


 근황을 나눈 후 함께 한 여는 놀이. 

  1. 고, 스톱 - 고할 땐 이동, 스톱하면 선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3명! 2명! 외치면 뭉치는 놀이

  2. 콩콩콩 - 놀이의 이름을 모르겠다. 기차놀이처럼 가위바위보해서 지면 뒤에 꼬리가 되는 것이 비슷한데, 가위바위보할 상대를 만나는 방법이 정해져있다. 콩콩 뛰는데, 오른발 두 번 - 왼발 두 번 - 앞으로 - 뒤로 - 1,2,3(앞으로 세 번)해서 가까운 사람과 가위바위보를 한다.

  3. 이름외우기 놀이 - 필요한 준비물은 티슈 한 장! 먼저 원으로 서고 이름을 한 명씩 쭉 돌아가며 이야기한다. 그 다음 원 가운데 한 명이 서서 "가현아!" 외치며 티슈를 던지고 빈 자리로 들어간다. 그럼 가현이가 나와서 티슈를 잡아야 한다. 티슈를 잡지 못하면 티슈의 크기가 반으로 줄어든다.




체계적 교수학습전략

 요즘 '배움 중심 수업'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배움 중심 수업'은 학생들에게 배움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은석샘이 던진 한 문장.

실제로 공부하는 사람이 배움을 얻는다.

 혹시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수업시간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더 많이 배우고 있는 사람은 교사가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다. 교사는 학생들이 가진 능력을 더 많이 발현시키기 위해 펌프질을 할 때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 필요한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공감공감.




좋은 수업의 요건 5 - 교사와 학생이 함께 즐기는 수업

 1. 실수가 용인되고 격려하는 수업문화

 2. 공부하는 방법 -> 교수학습전략

  다양성(문화, 환경 포함 다양한 자료 활용, 교수 방법, 질문형태, 교사의 음조, 제스춰 등)을 지닌 교실에서 부정적 행동은 줄고 주의력은 향상된다. 다양한 환경과 자발적으로 조작해볼 수 있는 활동들을 제공하는 교수학습전략이 필요하다.

 3. 내용

  내용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감동과 깨달음으로 연결된다. 안다-설명-사례-연결. 안다면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사례로 들 수 있어야 하고 다른 것과 연결지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지도서 앞뒤 부분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그 부분만 참고해도 수업 내용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가 가능하다.

 4. 경청

  교사에게 잘 듣는 것이란 무엇일까? 아이들의 발표를 잘 듣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내가 원하는 답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도 비언어적 표현으로 다 드러난다. 내가 원하는 답을 쫓아가지 말고 교사의 강의를 줄여야 한다.

 5. 참여

  참여란 경청-사고-질문. 잘 듣고 생각하고 궁금한 점을 가지는 것. 그럼 학생이 생각할 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기다려주는 것, 침묵. 그리고 자료! 질문의 질은 자료가 좌우한다. 그럼 좋은 질문이란? 내가 궁금한 것! 그것이 좋은 질문이다. 아이들이 수업에서 궁금한 점이 생길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어떤 것이든 괜찮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최혜경 선생님의 수업 나눔

 대구의 최혜경 선생님의 수업을 짧게 보고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이야기 나누었다.(나의 관점으로 보고 느낀 점이나 질문 생각하기) 최혜경 선생님의 수업 중 행동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앉아서 발표하는 아이의 바로 앞에 가 앉으셔서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 선생님께서 그렇게 이야기를 들으실 때 멀리 있는 아이들은 딴짓을 하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저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견을 냈다. 은석샘은 수업교실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으신 후에 본인의 질문에 대한 최혜경 선생님의 답변을 들려주셨다.(성대모사까지 똑같이 하시면서)

 은석샘도 그렇게까지 들을 필요가 있느냐는 비슷한 의문을 가지셨고 질문을 던지셨을 때 최혜경 선생님께서는 "그게 무슨 문제에요? 볼 애들은 다 보고 아이들이 집중하지 않는 것 같지만 다 듣고 있다. 아이들을 억지로 보게 한다고 해도 그건 듣는 시늉만 하는 것 아니냐"고 하셨다고 한다. 실제로 1학년 아이들이고 최혜경 선생님과 수업한 지 오래 되지 않아서 그렇지, 최혜경 선생님과 수업하는 것이 익숙해진 반에서는 선생님이 그렇게 할 때 아이들이 모두 집중해서 듣는다고 한다. 아이의 바로 앞에 앉아 밝고 환한 표정으로 눈을 맞추며 듣는 것. 아이에게 그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 같다. 정말로 존중 받는 느낌. 그것을 모든 아이들도 알기 때문에 최혜경 선생님과의 수업이 익숙해질수록 더욱 친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닐까. 

 영상만으로는 뭔가 아쉬웠어서 나도 실제로 최혜경 선생님을 뵙고 수업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학교 개교기념일에 찾아가보고 싶다.

최혜경 선생님의 수업을 보고 나눈 이야기




오후 열기 - 콩주머니, 돈돈다야

 콩주머니를 만들어서 머리에 얹고 왕처럼 앉아보거나 걸어보는 활동을 했다. 그냥 콩주머니를 머리에 얹고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조금 걸어다니다가 자기의 콩주머니를 가지고 원으로 둘러섰다. 원으로 서서 '돈돈다야 돈돈다야다 돈돈다야다야 돈돈다야'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왼쪽 손 위에 얹어둔 콩주머니를 오른쪽으로 넘긴다.(그럼 왼쪽에 서있는 사람의 콩주머니가 계속 내 왼손에 온다.)

머리에 각자 만든 콩주머니를 얹고 돌아다니시는 중




수업교실 운영과 관련된 이야기

 1. 졸업은 70% 이상 출석에, 과제 70% 이상(한 달에 1개)일 경우 가능하다.

 2. 8월 MT는 16-17일 예정, 서울 방배동 국제청소년수련센터에서. 재미난 프로그램 진행 예정.

 3. 수업축제 : 2월 즈음 나만의 컨텐츠나 배운 내용으로 재구성해서 하는 걸로.

 4. 수업교실 선생님들끼리의 수업나눔 계획 : 사진 참고.

 5. 수업 나눔에 관한 이야기 : 내가 가고 난 뒤 나눈 이야기여서 제대로 못 들었지만 수업나눔에 관해 원칙들을 정한 것 같다. 중요한 것 같아 큰 사진으로 기록.

수업 나눔에 있어서의 원칙



다큐멘터리 <공부하는 인간>

 다큐멘터리 <공부하는 인간>을 보며 여러 나라의 공부 사례를 알아보았다. 일본에서는 노트 필기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서 어릴 때부터 노트 검사를 철저히 한다. 노트 필기한 것을 사고 팔 정도로 노트 필기는 공부의 비법으로 여겨진다. 인도에서는 힌두교의 많은 신들을 외우기 위해 암기가 중요하다 보니 베다 수학이 발달했다. 곱셈 문제를 순식간에 풀어낸다. 우리나라에서 간 PD와 아이가 대결을 했는데도 속도 차이가 확연히 났다. 유대인들은 하브루타 공부를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열풍인 '하브루타 질문수업'의 기원이 여기다. 탈무드를 공부하며 서로 질문하며 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럼 앞으로의 공부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그에 대한 답으로 대화, 교류, 협력, 질문을 제시해주셨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공부는 어떻게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까? 여러 나라의 사례를 알아본 뒤 한국 문화의 특징을 바탕으로 우리가 발전시켜야 할 교육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이 부분이 굉장히 어렵고 막연하게 느껴졌다. 한국 문화의 특징을 어떻게 교육에 접목시킬 수 있을까. 

 여러 모둠들이 토의하면서 정, 마을, 공동체 문화, 홍익 인간 같은 특징들을 떠올렸지만 아직도 나는 확실히 잘 모르겠다.



 앞선 두 번의 모임 때보다 높은 수준의 이야기(좋은 수업의 요건, 한국 문화의 특징을 바탕으로 우리가 발전시켜야 할 교육의 특징 등등...)를 나누어서인지 내게 확! 현실감있게 와닿는 건 없었지만 많은 고민을 안겨준 시간이었다.

 최혜경 선생님의 수업을 짧게나마 보고 이야기 나눈 건 그 땐 몰랐지만 참 좋았던 것 같다. 최혜경 선생님 수업에서 본대로 교실에서 나의 목소리 크기를 줄이고 몸의 자세를 낮추면서 아이들과 눈을 맞추니, 강의식일 때에도 아이들이 좀 더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 같다 확실히. 

 이렇게 조금조금씩 배워나간다. 배워갈수록 나에게 가장 맞는 답은 내 안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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