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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현 Nov 26. 2017

11/26 수업교실 수업나눔과 강의법

프로젝트 사례 발표에 수업 나눔에 강의법까지

 프로젝트 사례 발표

 오늘 조금 늦게 도착했더니 이미 프로젝트 사례 발표가 나누어지고 있었다. (4시 반에 일어났는데 더 자고 싶은 마음에 기차를 한 시간 미뤘다.) 프로젝트 수업이 시작되고부터는 거의 연달아 빠졌어서 들어도 뭔 말인지 잘 모르겠고 실천을 안해봤으니 와닿지도 않고. 약간 멍 때리고 있었다. 그래도 몇 가지 생각한 것은

 1. 프로젝트 활동 진행표 - 프로젝트 활동 진행표를 만들어 활동한 것에는 색칠을 하게 한 것이 참 좋았다. 프로젝트 활동 정도가 바로 눈에 보이고 아이들도 색칠하며 뿌듯함을 느낄 것 같았다.

 2. 발표 전에 평가표를 미리 준다. - 발표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평가표를 미리 준다. 평가 기준에 대해 알면 아이들이 그 기준에 맞게 좀 더 준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3. 교사의 역할 -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교사는 질문하고 관찰하며 기록해주는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구나 생각했다. 또 처음에는 교사의 주도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되 나중에는 애들한테 어떤 선택권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해보면 도움이 된다는 팁도 얻었다.

흐릿해서 잘 안 보이지만 이슬샘의 프로젝트 계획서(학생용)




수업 나눔(Feat.예지샘)

 그리고 이어진 수업 나눔! 매번 한 시간 일찍 나오느라 수업 나눔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수업 나눔이라고 했다. 어떻게 수업 나눔이 진행될까 궁금했었는데 참여하게 되어 좋았다. 타임 키퍼가 시간을 지킬 수 있게 해주고, 서기가 함께 나누는 내용들을 칠판에 기록하여 정리할 수 있게 했다.

 수업을 나누기 전에 먼저 수업 나눔의 원칙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하고(이전 10월 수업교실 글에 사진이 첨부되어 있다.) 샌드위치 대화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셨다.(장점 먼저 말하고 하고 싶은 말하기) 

 수업을 보기에 앞서 수업자가 주의 깊게 보아야 할 점, 학생 상황, 목표 이렇게 3가지를 이야기한다. 예지샘은 "아이들이 군대 온 것 같아요 하는데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 봐주세요.", "아이들은 순하고 착합니다.", "소란스러울 때 부드럽게 분위기를 이끌고 싶다."고 이야기하셨다.

 그리고 수업을 함께 보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는 것이 아니라 쭉 보다가 조금씩 뛰어넘고 보았다. 예지샘 수업을 보면서 일단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딱히 표현하지 않아도 비언어에서 느껴지는 카리스마. 나는 단호보다는 친절 쪽에 치우쳐 있는 편인 거 같아서 그 단호함을 닮고 싶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대답이 다른 방향으로 가더라도 자연스럽게 힌트를 제공하며 잘 이끌어가셨다. 장점을 먼저 이야기하면서 목표인 '부드럽게 수업 이끌기'에 대한 의견들이 오갔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듯이 수업을 할 때, 아이들에게 다가갈 때, 이야기(에피소드) 중심으로 이야기할 때 분위기가 부드러우면서도 아이들이 굉장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부분들을 잘 살리면 부드럽게 수업을 이끌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이야기가 마무리되었다.

주제 - 부드럽게 수업 이끌기




손뜨개질

 이순화 선생님께서 손뜨개질을 알려주셨다. 발도르프 학교는 1학년이 대바느질을 한단다. 나는 고등학생 때도 뜨개질 잘 못했는데. 이렇게 발도르프 학교에서는 수공예를 많이 하는데 수공예가 사고, 의지, 계산능력의 발달과 관계가 있으며 완성했을 때 성취감을 주고 예술성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작하기 전에 손을 위한 시(?)를 따라 말하고 왕이 잃어버린 왕관을 왕자가 찾으러 가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이야기 속에서 왕자가 왕관을 찾기 위해 4개의 산을 넘어가는데, 이 4개의 산을 4개의 손가락에 비유하며 실을 손가락에 끼우고 손뜨개질을 시작했다. (왕자가 두번째 산을 넘고, 세 번째 산을 넘고 하면서 실을 검지 앞, 중지 뒤 이런 식으로 넘기는 이야기)

 우와! 이거 정말 신기했다. 1학년 아이들도 금세 완성했다고 하길래 반신반의했는데 이건 정말 우리반 아이들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지 않으면서 목도리 하나를 만드는 데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울퉁불퉁 못생기게 보였던 목도리가 쭉쭉 늘려주니 동그랗게 되는 것도 마술 같았다! 학급비가 조금 남아있는데 그걸로 실을 사서 아이들과 이 활동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목도리 만들기!!

(참고로 실은 8mm 실이고 망고실(?)이라고도 한단다. 하는 방법은 동영상을 보면 편할 것 같다. 영상 찍은 분이 계셨는데 밴드에 올라오면 동의를 얻어 함께 올리는 걸로.) 이렇게 목도리 하나 뚝딱 완성!! 다른 선생님들께도 반응이 정말 폭발적이었다.





강의법 - 실습 위주여서 힘들지만 기억에 많이 남는

 강의법에 들어가기 앞서 우리 뇌의 정보처리 과정과 주의 집중 시간에 대해 알아보았다. 우리 뇌의 정보처리 과정은 감각기억 -> 작업기억 -> 장기기억으로 된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주의 집중은 15분까지 급격히 오르다가 급감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래서 테드도 세바시도 15분이라는. 그런데 이건 성인 기준이고 아이들은 5-7분을 넘기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강의는 몇 분 해야 할까? 길어질수록 지루해진다. 짧고 명확하게 하는 게 잘하는 비법인 거다. 그럼 강의가 필요한 때는 언제이고 잘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강의는 왜 두려울까? 강의를 잘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모둠별로 토의하고 발표했다. 이는 어찌 보면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들의 '강의에 대한 사전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활동 전략은 많이 짜면서 강의 전략은 잘 짜지 않는다는 점을 콕 찝으시면서 수업 설계 시 강의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단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핵심내용! 이 핵심내용은 3개를 넘지 않아야 하고 어떤 것에 중점을 두어 가르칠지 교사가 먼저 정해야 한다. 수업 설계 시 강의전략은 

 1. 핵심내용 선정 및 분석

 2. 구조 짜기

 3. 질문 만들기

 4. 생동감 더하기

 이렇게 네 순서로 짠다. 


 1. 핵심내용 선정 및 분석

 앞서 이야기했듯 핵심내용은 3개를 넘지 않아야 하고 어떤 것에 중점을 두어 가르칠지 교사가 먼저 정해야 하며 학생의 사전지식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이 어려워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개념, 사전에 알고 있는 지식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아야 한다.

 2. 구조 짜기 : 강의의 구조

 강의의 구조는 호이핵정의 순서로 짠다. 호기심-이야기-핵심 제시-정리. 

  - 호기심 : 질문, 사진, 그림, 동영상, 역할극 등으로 불러일으킬 수 있다.

  - 이야기 : 교사의 경험담이나 기승전결이 있는, 갈등요소가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다.

  - 핵심 제시 : 핵심은 나중에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통해 느낀 점, 시사점을 포함시킨다.

  - 정리 : 간단하게! 반복해서 강조하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게 한다.

 그러면서 직접 강의의 구조를 활용하여 '인생 굴욕 사건' 3분 강의를 준비했다. 갑자기! 10분의 시간이 주어졌는데 나한테 이렇게 인생 굴욕이 없었나 싶을 정도로 인생 굴욕 사건이 떠오르지 않아서 막막했다. 다행히 힘들었던 일이나 부끄러웠던 일 등도 괜찮다고 하셔서, 어릴 때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빌리고 연체되서 못 갖다주고 계속 전전긍긍하며 시간 보내다가... 결국 만화방에서 전화 와서 부모님께 탄로나고 연체료 폭탄 맞아서 혼났던 이야기를 했다. (ㅋㅋㅋ) 핵심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덮으려 하지 말고 바로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다'는 거. 모둠원들 앞에서 진짜 강의하듯이 말했고 직접 자기의 모습을 보며 습관을 파악할 수 있게 동영상을 촬영했다. 그래서 내가 말하는 모습 캡쳐.


 그리고 자기의 영상을 바로 다시 보면서 '자기의 강점 찾기'를 했다. 나는 표정이 좋다는 점을 꼽았다. 내가 신나서 감정표현을 얼굴로 하고 있더라. 모둠원들에게 받았던 피드백을 종합적으로 확인했다. 강의할 때 질문을 던지는 것이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것, 몸동작이나 비언어적 표현이 도움이 된다는 것, 핵심내용은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이 좋다는 것 등이 나왔는데 실제로 짧게나마 실습 강의를 해보고 강의법에 이야기를 나누니 더욱 좋았다.

각자의 강점과 피드백 종합

3. 질문 만들기

 닫힌 질문 만들기와 열린 질문 만들기를 했는데 닫힌 질문 만들기까지밖에 못했다. 기차시간 때문에(ㅜㅜ)

 닫힌 질문이란 예, 아니오나 단답형으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인데 수업의 내용을 정리하고 확인할 때 활용할 수 있다. 먼저 핵심개념을 정하고 의미, 활용도를 분석한다. 그 다음 개념에 대한 사례를 제시하고 개념과 관련된 사전지식을 이끌어낸다. 마지막으로 사전지식과 관련된 개념을 제시한다.

 '주어'라는 핵심개념으로 작성된 닫힌 질문 예시를 보며 '비유'를 설명하는 닫힌 질문을 작성해보았다. 나는

  - 핵심개념 정하고 의미, 활용도 분석 : 비유 - 사물이나 현상을 다른 사물이나 현상에 빗대어 설명하는 것

  - 개념에 대한 사례 제시 : 똥이 또아리를 튼 뱀_____ 생겼다. ____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말은?

    이렇게 ~처럼, ~같이를 이끌어내려고 했다. 애들이 똥 얘기를 좋아할 거 같아서 예시는 똥으로.

  - 개념과 관련된 사전지식 끌어내기 :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를 예시로 들면 느끼하면서도 애들이 재밌어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드라마 보면 니 눈이 호수같다, 니 얼굴은 정말 꽃처럼 예쁘네 뭐 이런 거. 

  - 사전지식과 관련된 개념 제시 : 그리고 나서 앞서 분석했던 의미를 개념으로 제시한다.

 이렇게 작성하고 몇 사람의 발표를 들어보았다. 그래서 민정샘이 발표를 하셨는데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개념에 대한 사례 제시 부분이었다. 그 부분에서 '앵두 같은 _____'로 하고 빈 칸에 앵두 같은 것 여러 가지를 떠올렸다. 그리고는 질문하셨다.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이 질문이 참 좋았다. 결국 빗대어 표현하는 것은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건데 그 핵심을 잘 파악하셨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에 열린 질문 만들기, 생동감 더하기가 남아있었는데 먼저 나와야 해서 아쉬웠다. 마지막 모임이자 졸업식인 12월 17일은 뻘짓 상영회 다음 날이라 과연 갈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함께 수업을 나눈다는 건 도움이 되고 좋은 일이라는 걸, 따뜻한 분위기에서도 수업 나눔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해 준 수업교실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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