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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현 Jan 30. 2018

엄마의 요리수업 #2. 맛간장

모든 조림의 만능친구, 조림할 때 넣는 딱 한 가지 양념장

 두 번째 수업은 무얼 할 거냐는 질문에, 엄마는 맛간장이 다 떨어졌는데 맛간장 만들기를 해도 되냐고 하셨다. 맛간장?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맛간장'이라는 단어가 신기했다. 어디다 쓰는 간장일까? 나는 "엄마가 하고 싶은 요리면 무엇이든 좋으니 하자"고 했고 두 번째 수업은 '맛간장 만들기'가 되었다.



기본 재료쌀엿 2컵(종이컵 기준 - 올리고당이나 물엿으로 대체 가능), 멸치가루 4숟가락(여기에 다시마 가루나 새우가루를 멸치가루와 1:1 비율로 넣어도 된다고 한다. 대신 멸치가루는 빠지면 안 됨), 생강즙 2숟가락(생강가루로 대체 가능), 매실청 4숟가락(설탕으로 대체 가능), 소주 4숟가락(청주나 맛술로 대체 가능), 간장 1컵이다.


매실청과 쌀엿
멸치가루와 생강가루


 어려울 것 없다. 앞서 말한 재료들을 다 넣고 바글바글 끓이기만 하면 된다. 순서도 상관없다. 우리 어머니께서 하신 순서대로 요리 과정을 살펴보면,


쌀엿 투척투척


 제일 많이 들어가는 쌀엿부터 2컵 넣어준다.(저 계량컵은 1/4컵이라서 저 컵으로 8컵을 넣었다.)


노란 게 생강가루, 회색이 멸치가루


 그리고 생강가루 2숟가락, 멸치가루 4숟가락을 넣는다.(다시마와 새우를 가루로 만들어놓은 게 없어서 멸치가루만 넣었다. 다시마 가루나 새우가루를 섞어서 넣으면 맛이 더 풍부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멸치가루는 필수재료이기 때문에 꼭 들어가야 한다. 섞어서 넣는다면 멸치가루 : 다시마 가루나 새우가루 비율을 1:1 정도로 해서 넣는다.)


게토레이처럼 보이지만 매실청이 확실함


 그 다음 매실청4숟가락 넣는다.(매실청이 없다면 설탕을 넣어도 좋다.)


집에 있던 소주 투척


 그 다음엔 소주 4숟가락. 소주 대신에 청주나 맛술을 넣어도 좋다. 어머니는 좋은데이 투척.



 잘 섞어준 후에 간장 투척. 간장은 1컵. 이제 끓이기 시작한다. 잘 섞이게 저어주면서 끓이면 된다.



 이렇게 끓기 시작한 뒤 5분 정도 끓여서 살짝 졸여든 느낌이 들면 불을 끄고 식히면 된다. 식힌 뒤 통에 넣어서 보관하면 끝! 바글바글 끓이는 동안 멸치의 비린 맛이 날아가고 각 재료들의 맛이 어우러진다고 한다. 쌀엿이 들어가서 식히면 좀 더 딱딱해지기 때문에 오래 끓여서 너무 걸쭉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렇게 맛간장을 만들면 어디다가 쓰냐고 여쭤보았더니 모든 조림에 사용한다고 하셨다. 응? 그럼 멸치볶음할 때도? 콩자반할 때도?? 무조림할 때도??? 심지어 갈치조림, 고등어조림할 때도????? 그렇다고 한다. 

 멸치볶음이나 콩자반 같은 조림류 요리를 할 때 다른 양념 더 첨가 안하고 오로지 이 맛간장으로만 요리한다고 하셨다. 진짜 다른 거 안 넣고 이 맛간장만. 양을 조절해가면서. 하긴 멸치가루에 생강에, 매실청까지 양념이 될 만한 건 이미 들어가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싶었다. 갈치조림이나 고등어조림을 할 때는 이 맛간장을 기본으로 청양고추나 고추가루, 간 마늘 등을 추가해서 요리하면 된다. 그냥 간장과 어떤 차이가 있나 궁금해서 맛을 봤더니... 맛간장에서는 이미 조림 맛이 났다ㅋㅋㅋㅋ 신기한 맛간장의 세계.



 우리 엄마는 정말 여러 가지 요리를 빠른 시간 안에 뚝딱뚝딱 잘 만드시는데, 그 중 한 가지 비결을 알게 된 기분이었다. 무엇보다도 조림류 요리를 할 때 이 맛간장 딱 한 가지만 넣는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 한 번 만들어두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양념장이 될 것 같다. 두 번째 요리도 성공적!


엄마의 요리수업 두 번째, 맛간장 만들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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