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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현 Feb 15. 2018

엄마의 요리수업 #4. 나물4총사

숙주나물, 단배추나물, 시금치나물, 콩나물볶음까지

 어릴 때는 별로 나물반찬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었는지 나물반찬이 참 좋다. 특히 나물 고유의 맛을 살린 나물반찬. 심지어 나물반찬은 살도 안찐다! 그래서 더욱 나물반찬이 좋다.

 요즘은 외식메뉴로 고기가 너무 흔해서 오히려 나물종류를 골고루 먹기가 더 어렵다. 그래서 어머니께 나물반찬해달라고 잘 조르는 편인데, 설을 맞아 어차피 나물반찬을 해야 하니 이번에는 4가지 나물반찬하는 방법을 배워보기로 했다. 어머니께서는 나물 4가지를 한꺼번에 다 요리하셨지만 나물별로 정리해서 기록한다.(하지만 요리하는 방법은 비슷비슷하다.)





1. 숙주나물 무침


 재료숙주나물, 소금, 깨(깨갈이가 있다면 깨갈이도), 국간장, 참기름이다. 나물별로 데치기 전 손질하는 법이 조금씩 다른데 숙주는 찌꺼기를 걸러내는 게 중요하다. 볼에 숙주나물을 붓고 다른 볼로 옮겨담으면서 나오는 찌꺼기(말하자면 잔잔바리)들을 버려준다. 이 과정을 두어번 정도 거친다.


잔잔바리들을 걸러내고 다른 볼로 옮겨담는 중


 이제 데칠 차례다. 냄비에 물이 팔팔 끓으면 숙주를 넣어서 데쳐준다. 이 때 미리 찬물을 받아둔다. 데친 나물을 바로 찬물에 헹굴 수 있도록. 데칠 때는 소금을 한 숟가락 정도 넣어준다. 하얗던 숙주나물이 약간 투명해지면 거의 익은 거다.(3-5분 정도 소요된다.) 체를 이용해서 찬물로 옮겨담는다.


물이 끓으면 숙주를 넣어 데치고, 그 때 미리 찬물을 받아 헹굴 준비를 해준다.
데칠 때 소금간하기! 한 숟가락 정도. 투명해지면 체를 이용해서 찬물로~


 찬물로 옮겨담아 헹구면서 또 찌꺼기들을 골라낸다. 


헹구면서 또 잔잔바리 걸러내기


 그럼 물기를 꼬옥 짜준다. 한 번으론 부족하다. 두세 번 주먹밥 같은 모양이 되도록 꾹꾹 물기를 짜준다.


주먹밥 만들 듯이 꼭꼭 짜주세요, 꼭꼭!


 그런 후 칼로 먹기 좋게 자른다. 벌집 모양처럼 가로세로로 썰어주셨다. 자르고 나면 물기가 생기기 때문에 또 꾹꾹 눌러 물기를 짜준다.


꼭꼭 짰더니 동그란 모양 ㅎㅎㅎ 벌집처럼 가로세로로 썰고
썰면 물기가 생기니 또 짜준다! 그리고 간할 준비


 이제 간타임. 소금 1/2티스푼을 넣고 깨 1티스푼을 깨갈이로 갈아넣는다. 깨를 갈아넣는 이유는 갈아서 넣으면 더욱 고소해지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거기에 국간장 한 숟가락으로 간을 한다. 나물은 소금간보다 간장 간을 해야 더 맛있단다. 혹시 맛을 보고 싱겁다면 국간장을 더 넣어 간을 한다. 진간장이 아니라 국간장! 그리고 참기름 1티스푼 정도를 넣어 고소함을 더욱 살려준다. 그럼 숙주나물무침 완성!


요 녀석 이름이 바로 깨갈이
소금간하고 깨 갈아서 넣고
국간장과 참기름까지 넣어주면
맛있는 숙주나물무침 완성!!





2. 단배추나물 무침


 재료단배추, 소금, 깨(깨갈이가 있다면 깨갈이도), 국간장, 참기름이다. 단배추 말고는 숙주나물 무침에 들어가는 간하는 재료와 똑같다. 나물의 양에 따라 들어가는 양만 다를 뿐. 그리고 데친 물도 그대로 쓰면 된다. 그래서 색깔이 연한 순으로 데치셨다.(숙주나물 -> 단배추 -> 시금치) 하지만 나물의 종류에 따라 손질하는 방법이 다르다.

 단배추는 뿌리 부분을 잘라낸다. 혹시 뿌리와 가까운 하얀 줄기 부분이 억세서, 너무 많아서 싫다면 좀 잘라내도 된다.


뿌리부분 잘라내기


 뿌리부분을 잘라내면서 좀 억센 녀석과 부드러운 녀석들을 구분해서 담아둔다.(비닐봉지를 사용했지만 그냥 그릇을 사용하면 된다.) 데칠 때 억센 녀석을 먼저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손질해서 억센 녀석들과 부드러운 녀석들을 구분해둔다.


아까 구분해두었던대로 억센 녀석부터 데치는 물에 넣어준다. 이 때 줄기부터 먼저 담궈지도록 한다. (데치는 물에 소금간을 하지 않는 것은 숙주나물 데쳤던 물에 데치기 때문이다.)


줄기 부분부터 담궈지도록


 5분 정도 데쳐준다. 숙주나물은 3-5분 정도, 시금치나물은 2분 정도라면 단배추나물을 가장 오래 데치는 편이다. 줄기가 너무 하얗다면 덜 익은 거다. 조금 투명한 빛이 나고 줄기를 만졌을 때 부드러우면 다 익은 거다. 꺼내어 숙주나물을 데쳤을 때처럼 찬물에 담가준다.


줄기가 투명해지면 익은 거! 찬물에 담가서 헹구어준다.


 찬물에 잘 헹군 후 물기를 꼬옥 짜준다. 그 다음 먹기 좋게 쫑쫑 썰어준다. 썰었다면 무엇이 생길까? 맞다. 물기가 생긴다. 물기를 한 번 더 꼬옥 짜준다. 거기에 간타임! 숙주나물에 했던 간과 똑같다. 소금 1/2티스푼, 깨 1티스푼 갈아넣기, 국간장 한 숟가락, 참기름 1티스푼. 그래서 조물조물 무쳐주면 된다. 그러면 단배추나물 무침 완성!


물기를 꼬옥 짠 고운 단배추, 쫑쫑 썰어주고
썰어준 다음엔 다시 물기 짜기, 그런 다음 양념을 조물조물 해주면
단배추나물 무침 완성!





3. 시금치나물 무침


 검색해보니 시금치만 유일하게 나물 안 붙고 주로 시금치 무침이라고 불리는 것 같다. 시금치나물 무침이라고도 불리지만. 숙주나물 무침, 단배추나물 무침에 이어 데쳐줄 마지막 나물, 시금치나물 무침이다! 

 재료는 시금치! 그 외 간을 할 재료들은 똑같다. 소금, 깨(깨갈이가 있다면 깨갈이도), 국간장, 참기름. 역시 손질하는 법이 다르다.

 시금치나물의 뿌리 부분의 흙을 삭삭 털어내고 반으로, 그 다음 또 반으로 가른다. 뿌리가 1/4가 되도록 갈라주는 거다. 뿌리를 아예 잘라내는 경우도 많지만 어머니께서는 뿌리에 영양분이 많아서 그냥 먹는다고 하셨다.


흙 삭삭 털고, 1/4로 뿌리 가르기


 손질이 끝나면 시금치를 데친다. 데치는 물에 소금간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이 물이 숙주나물도 데치고 단배추나물도 데친 물이기 때문이다. 여러 나물들을 한꺼번에 요리한다면 숙주나물 -> 단배추나물 -> 시금치나물 이렇게 색이 연한 순으로 같은 물을 써서 데쳐주면 된다. 


신선한 시금치, 요즘 제일 달다


 시금치나물을 데치는 것은 2분 정도면 충분하다. 넣었다 싶으면 빼면 된다.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어머니께서는 좀 더 익히는 편이셨다. 


시금치를 데치고 나면 물색깔이 짙어진다. 그래서 맨 마지막에 데침!


 마찬가지로 체를 이용해 찬물에 담가준다. 물기 짜고 쫑쫑 먹기 좋게 썰어준다음 다시 물기를 짜준다.


물기 꼭꼭 짜고, 쫑쫑 썰고, 또 물기 꼭꼭 짜고


 간을 했던 재료는 똑같다. 숙주나물 때나 단배추나물 때나. 소금 1/2티스푼, 깨 1티스푼 갈아넣기, 국간장 한 숟가락, 참기름 1티스푼. 그래서 조물조물 무쳐주면 된다. 이렇게 최소한으로 간을 하기 때문에 나물 고유의 맛은 살아있으면서 고소하고 맛있는 듯 하다.

 





4. 콩나물볶음

 

 콩나물은 고추가루 살살 뿌려 무침을 할 수도 있지만, 고추가루없이 들기름에 볶아 볶음을 할 수도 있다. 

 재료콩나물, 들기름(들기름이 없다면 참기름), 소금. 제일 간단하다! 먼저 콩나물을 깨끗이 씻어준다.


물에 깨끗이 씻어주기


 팬을 달군 후 들기름(들기름으로 하면 더욱 고소하지만 참기름도 괜찮다)을 붓는다. 여기에 콩나물을 넣고 볶아준다.


달군 팬에 들기름 붓고 콩나물 볶기


 소금으로 간을 해주는데 1티스푼 정도면 된다. 조금씩 숨이 죽으며 익기 시작한다.


소금 1티스푼 정도 착착


조금 노랗게 익는다 싶으면 약간 자작하도록 을 부어준다. 우리 어머니께서는 물이 자작해야 맛있다며. 그러고 나면 콩나물볶음 완성이다.


우리가 명절 때 먹는 콩나물볶음, 바로 그 비쥬얼





 네 종류의 나물을 모두 완성하고 그릇에 곱게 담아서 먹었다. 나물마다 맛이 다 다르니 간을 할 때 뭔가 다른 게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나물 종류와 손질하는 법만 다를 뿐, 간을 하는 재료는 모두 같아서 놀랐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재료 없이 할 수 있어서 쉽게 해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 예전에 자취할 때는 막연히 나물 무침은 해본 적도 없고 어려울 것 같아서 시도도 안했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반찬인 듯.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나물4총사 완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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