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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현 Mar 12. 2017

PDC를 직접 만나다

글로만 접하던 PDC를 몸으로 만났던, PDC 새학기 준비 연수

 PDC 좋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서 일단 책을 샀다.책으로 공부하고 활용해봐야지 했는데 이상할만큼 참 안 읽혔다. 글로 보는 활동들은 머릿 속에 정확하게 정리가 되지 않고 재미도 없다. 그렇게 몇 번을 읽으려고 폈다가 한 두장 읽고 덮기를 반복. 그러던 중 PDC 새학기 연수가 전국에서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행복교실 모임이 있는 주여서 살짝 망설이긴 했지만, 행복교실 모임도 가기 좋도록 그나마 가까운 대전에 신청을 했다. 장소는 관평중학교. 




이름 명패로 칭찬 나누기?

 간단한 공동체 놀이 후 자기 소개 시간을 가졌는데 이때 이름 명패 만들기를 했다. 흔히 하는 방법대로 종이를 4등분해 접어서 2번째 칸에 자기 이름을 쓰고 꾸미는 식이었는데 여기서 한 활동 중에 좋았던 건 칭찬 나누기였다. 이름을 쓰고 왼쪽 귀퉁이엔 좋아하는 것, 오른쪽 귀퉁이엔 걱정하는 것을 쓴다.(우리반에서 활동할 때는 걱정하는 것 대신에 싫어하는 것을 썼다. 그게 아이들에게 더 쉽지 않을까 해서.) 그런 다음 종이에 붙일 만한 작은 크기의 포스트잍 4장을 각자 나누어가지고 사람들을 만난다. 그래서 자기 소개를 하고, 만났던 사람에 대해 칭찬할 점을 교환한다. 처음 만났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외모나 느껴지는 좋은 점 같은 걸 써주면 된다. 이 활동이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참 기분이 좋았다. 나도 이렇게 기분 좋은데 아이들끼리 한다면 얼마나 기분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학급 가이드라인 만들기 - 이렇게 말해요, 이렇게 행동해요

 이 활동은 학급운영시스템에 나오는 '우리가 원하는 우리반' 활동과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르다. 먼저 '우리가 원하는 우리반'을 한 가지씩 포스트잍에 써서 칠판에 붙이는 것까지는 비슷하다. 이것들을 비슷한 것들끼리 분류한다. 예를 들어 즐거운, 배려하는, 행복한 이런 식으로. 그럼 그 중에서 한 가지를 골라 모둠별로 그에 어울리게 이렇게 말해요, 이렇게 행동해요를 쓰고 꾸민다. 이 점이 다르다. 활동을 직접 해보니 아이들이 직접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해 고민해본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자기 손으로 열심히 꾸민 것이니 더 애착을 가질 것 같고. 

아이들과 할 때는 훨씬 작은 종이로 해야 한다. 너무 큰 종이는 부담스럽다.


감격해 카드, 살까 말까?

 감격해 카드는 SNS에서 보고 사고 싶다 생각했었던 건데 여기서 직접 실물을 봤다. 다양한 감정카드와 격려카드가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이 감격해 카드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직접 보니 시간이 제법 오래 걸렸다. 아이들끼리 익숙해지기 전에는 내가 아마 도와주어야 할텐데 최소 20분은 걸릴 것 같은 문제해결과정을 보고 있자니 저걸 어느 시간에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쉬는 시간 안에는 못 끝낼테고 3학년이라 점심 먹고 바로 가는데... 그래도 하나 사서 아이들 문제해결할 때 사용하게 해볼까 했더니 하나만 가지고는 못한단다. 최소 3세트 정도는 있어야 하고, 만약에 감정 맞추기 놀이라도 할라 치면 모둠별 1세트는 있어야 한다. 그럼 최소 7세트! 근데 하나 18,000원이니까 그럼 가격이 후덜덜. 하나만 사서 아이들과 격려카드 뽑아서 그날 하루 그 격려 많이 하기 이런 활동이라도 해볼까 끝까지 고민했지만 결국 고민만 하다 끝냈다.



꾸깃꾸깃, 상처받은 영대

 이 활동은 미리 영대라는 친구를 큰 종이에 그려서 아이들과 친구처럼 느끼게 해두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렇다고 너무 오래 친구로 두면 안된다. 그럼 구기기가 너무 힘들어지니까. 하루 정도 함께 했다가 활동을 하면 될 것 같다. 원으로 둘러앉아서 영대라는 친구에게 나쁜 말을 한 마디씩 던진다. 그럼 그 말을 들은 영대는 조금씩 조금씩 구겨지고 마지막엔 원처럼 동그랗게 구겨진다. 그리고는 영대에게 칭찬이나 격려를 한 마디씩 던진다. 그러면 영대는 조금씩 펴진다. 마침내 다 펴지지만 처음 같지는 않다. 구겨진 상태다. 그 상태로 교실에 게시해둔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다. 상처받은 것이 치유된다고 해도 완전히 치유되지 않고 그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친구에게 나쁜 말을 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느끼기에 좋은 활동이었다. 다음 주 중에 한 번 해보려고 한다.



학부모총회 진행 꿀팁

 사실 학급회의를 실제로 진행해보는 활동을 제일 기대했었다. PDC의 꽃은 학급회의인데 책으로만 봐서는 어떻게 진행하는지 영 감이 안 잡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의가 학급회의를 실제로 진행해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나의 갈증은 해결되지 않았다. 그렇게 아쉬워하던 차에 얻은 꿀팁! 학부모총회를 진행하는 부분이었다. 보통 학부모총회를 하면 간단하게 우리반에서 하듯이 아침인사하고 나의 교육방향에 대한 소개를 하는 식으로 했었는데 좋은 팁들을 많이 얻었다. 주먹펴기활동, 텔레파시박수도 좋았지만 아이의 장점을 쓰고 비행기로 날려 그것을 다른 어머니께서 소개해주는 방식의 격려활동이 참 좋았다. 즐거운 소행성(행복교실 창원모임)에서도 나누었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글로만 접하던 PDC를 직접 체험해봤다는 점에서 좋았던 연수다. 일과 정하기와 학급회의 부분에 대해 궁금하던 갈증이 속시원하게 해결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좋은 활동들을 꿀팁처럼 얻을 수 있어서 충분히 가치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근데 PDC를 약간 핥듯이 살짝 맛만 본 느낌이라 PDC 퍼실리에이터는 무엇을 배울까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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