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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운 Sep 11. 2021

4컷 생각 #84 임신은 처음이라12 - 태동(2)

임신 중기부터의 태동

초기 태동은 잘 못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살이 빠져서 뱃가죽이 얇아진 덕에 느껴졌었다. 물방울이 꼬르륵 올라오다가 톡톡 터지는 느낌과 구렁이가 한 곳에서 빙글빙글 돌거나 기는 느낌이었다.


(초기 태동에 대해 썼던 글)

https://brunch.co.kr/@glateverymoment/122


임신 중기부터는 제일 먼저 느껴진 태동이 배 양쪽을 동시에 치는 느낌이었다. 한쪽만 발로 찰 줄 알았는데 양쪽으로 톡톡 쳤다. 손이랑 발을 한꺼번에 치는 것 같다. 어떻게 그렇게 치지? 만세를 해서 치는 걸까? 앞으로 나란히 하면서 발도 쿵쿵 차는 걸까? 칠 때마다 나 혼자 상상해봤다. 어떻게 치는 거든 너무 귀여웠다. '엄마, 나 여기 있어요! 여기 건강하게 잘 있어요!' 하면서 알려주는 거 같았다.


초기에 구렁이가 스멀스멀 기어가는 느낌은 중기가 되면서 점점 큰 구렁이가 된 느낌이다. 머리랑 다리가 느껴진다. 몸을 뱅그르르 돌리면 머리가 배에서 빙글빙글 돌고 다리가 같이 돈다. 이쪽저쪽 머리가 옮겨가고 다리도 같이 돌아가는 게 느껴진다. 그럴 때마다 양수를 헤엄치며 노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귀여워!


또 다른 태동은 딸꾹질이다. 자궁수축이 일어나 검사를 받은 날 딸꾹질을 처음 느꼈다. 자궁수축 검사를 할 때 큰 스피커를 통해서 심장박동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심장박동 소리 말고도 다른 소리도 규칙적으로 들렸다. 뭔가 했더니 딸꾹질이란다. 배 한 부분이 톡 톡 톡 톡 일정하게 뛰다가 힘든지 몸 전체를 꿈틀꿈틀 하며 톡 톡 톡 하는 위치가 바뀐다. 딸꾹질을 한참 하며 꿈틀꿈틀 몸을 움직이는 걸 보면, 힘들어 보이지만 멈추게 도와줄 수 있는 건 없어서 "아이고, 힘들지. 곧 그칠 거야. 힘내!"라는 말을 하곤 한다.


몸집이 커지면서 깜짝 놀랄 만큼 세게 칠 때도 있지만 움직일 때마다 행복하다. 귀엽기도 하고 건강히 잘 있다는 증거인 것 같기 때문이다. 자궁 수축으로 거의 누워 지내고 집에서 잘 나가지도 못하지만 뱃속에서 활발하게 움직여 주니깐 안심이 된다.


'많이 움직이고 많이 차고 놀아~! 엄마가 수축 때문에 잘 못 움직여서 아쉬워. 걸어주고 운동해 주면 좋다고 했는데.. 우리 아가야, 가끔 아프게 차도, 세게 쳐서 엄마를 깜짝 놀라게 해도 되니깐 많이 움직이며 건강하게 지내!'


엄청 꼬물꼬물 움직이며 노는 우리 아가♡(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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