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운 Oct 12. 2020

4컷 생각 #15 바지락 술찜 만들기 재도전 - 성공!

원인 찾기가 중요해

지난번에 실패한 바지락 술찜 요리에 재도전했다. 거의 한 달 만에 도전할 마음이 생겼다. 그때의 실패 요인을 찾아보면, 첫째는 냉동 바지락살을 사용한 것이다. 국물이 우러나오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바지락 살이 아닌 살아있는 왕바지락을 주문했다. 두 번째는 버터가 녹지도 않았는데 넣자마자 물을 부어버렸다. 재료에 스며들 시간을 주지 않은 것 같았다. 마지막은 물을 너무 많이 부어버린 것이다. 거의 라면 끓이듯이 넣어버렸던 게 실수다.(여기서 물이란 건 물과 와인을 합친 건데 편의상 저렇게 썼다)


심기일전해서 3가지를 개선해서 요리를 시작했다. 바지락살을 넣었을 때 없었던 해감 과정이 추가되었다. 큰 스테인리스 볼에 1리터의 물에 소금 2 스푼을 넣고, 레몬즙을 1스푼 정도 넣었다. 식초를 넣는다는데 레몬즙이 있어서 향이 좋을 것 같아서 넣었다. 바락바락 씻어둔 바지락을 체에 담아 그대로 스텐볼에 넣었다. 체가 있는 채로 넣어야 불순물이 도로 들어가지 않는단다. 30분만 해감해도 된댔는데 배송이 밤 8시에 와서 아침 7시까지 냉장고에서 해감시켰다. 그렇게 아침 7시에 일어나 요리를 했다. 요리시간은 20분 정도 걸렸다.

바지락 양이 많아서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기로 했다. 첫 번째가 지난번에 실패한 버터가 들어간 외국 음식 느낌의 버전이고 다른 하나는 버터가 없는 버전, 우리나라 조개탕 느낌이다. 둘 다 팬에 올리브유, 마늘을 넣고 볶는다. 그 후 한국식에는 청양고추를 넣고, 외국식에는 페페론치노(작은 빨간 고추)를 넣는다. 조금 볶다가 왕바지락을 넣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바지락을 넣으면 물이 저절로 생기는데 그 물을 보면서 조금씩 액체류를 추가해야 한다. 지난번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중요한 지점이다. 전에는 바로 액체를 부어버려서 바지락에서 물이 나오는 걸 보지도 못했지..


외국식에는 바지락 넣을 때 방울토마토도 같이 넣는다. 그리고 버터도 3스푼 정도 넣는다. 버터가 꼭 다 녹게 뒤적뒤적한다. 이것도 지난번에 실수한 점이다. 버터가 녹으면 액체류를 넣는데 물과 와인은 3:5 비율로 넣는다. 총 160ml 정도 만들어두고, 한 번에 다 붓지 말고 조개가 반 정도만 잠기게 넣는다. 끓으면 맛을 보고 물이나 와인을 취향에 맞게 조금 더 추가한다.


한국식에는 왕바지락을 넣고 조금 볶다가 소주를 커피 마시는 종이컵 한 컵 정도 넣고 계속 끓이면 끝! 간은 먹어보고 짜면 물을 조금씩 더 넣고, 싱거우면 소금을 넣으면 된다.


조개류는 너무 오래 끓이면 질겨지니깐 적당히 끓이는 게 좋다. 이렇게 지난번에 잘못된 부분을 고쳐가며 만들었더니, 결과는 성공! 조개살이 탱글탱글 했고, 국물은 소금과 조미료를 쓰지 않았는데도 간이 되어있고 깊고 진하게 느껴졌다. 지난번보다 훨씬 맛있어서 뿌듯했다. 역시 원인을 분석해서 재도전을 하면 되는 거였어! 요리는 잘 못할 줄 알았는데.. 그동안 한번 해보고 안되면 바로 그만둬 버린 일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안된다고 치워버린 것에 재도전할 용기가 솟아났다.


그렇게 오동통한 바지락과 깊이 우러나 속이 시원한 국물도 먹고, 마무리는 파스타면을 넣어서 봉골레 파스타로!

작가의 이전글 4컷 생각 #14 자나 깨나 입조심 3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