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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운 Nov 26. 2020

4컷 생각 #35 요거트 만들기

동유럽 카스피해 요거트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요거트는 첨가물이 많단다. 아무리 플레인 요거트라도 그렇다고. 첨가물이 없는 것도 있겠지만 집 근처 슈퍼 같은 데서 구하기는 쉽지 않을 거다. 그래서 첨가물이 없는 요거트를 만들어먹기로 했다.


일반 우유에 유산균이 첨가된 요거트를 넣고 따뜻한 곳에 12시간 이상 넣어두면 된단다. 저지방이나 칼슘 우유 말고 일반 우유로 해야 한다. 하지만 예전에 해 봤을 때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엔 기계를 구입했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싶어서. 검색해보니 기계 없이도 잘 만드시는 분들이 있는데 나는 못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냥 일정한 온도를 맞추는 게 맘이 편했다.


온도도 시간도 내가 정할 수 있는 기계로 구입한 후 유산균 종균도 구입했다. 처음에는 집에 있는 걸 활용해보자는 마음에 유산균 알약을 열어서 넣었는데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한 포씩 먹는 가루 유산균 2포를 넣어서 만들어봤다. 1리터 우유를 사용할 때 45도로 10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서대로 했지만 또 실패했다. 주변 온도에 따라 시간의 변화를 줘야 하는 것 같아서 12시간으로 늘렸더니 잘 되었다. 단맛이 없으니 신맛이 조금 나고 몽글몽글한 부분이 있는 요거트였다. 최초의 요거트 기계 실험 성공 후 더 부드럽도 쫀득한 요거트를 만들고 싶어서 동유럽 카스피해에서 난다는 요거트 종균을 구입한 것이다.


카스피해 종균은 25~30도의 온도로 처음에는 24시간을 배양한다. 우유와 유산균의 비율은 9:1이나 8.5:1.5 정도면 적당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요거트를 먹고 일부는 또 배양할 때 썼다. 이후부터는 12시간을 배양해서 먹으면 된다. 배양한 걸 새 우유에 넣어 만들면 되고, 계속 배양할 수 있는 기간이 3개월이나 되어 너무 신기했다. 유산균을 따로 사지 않아도 되니깐.


이 요거트는 흐르는 제형인데 부드럽고 쫀득해서 더 내 입맛에 맞았다. 끊임없이 이어서 만들어야 하는 건 귀찮지만. 냉동했다가 다시 써도 되지만 냉동했던 건 원래 모습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몽글몽글하게 뭉친 부분이 있었다. 몇 번 더 해 먹으니 다시 처음 제형으로 돌아오긴 했다. 그래서 더 꾸준히 해 먹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이렇게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계속 먹을 수 있으니 앞으로 한동안은 끊기지 않게 먹을 예정이다. 만든 요거트를 먹으면 다음날 효과도 직빵이다. 요거트야, 내 장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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