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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마르스 Jun 18. 2021

누구에게나 지독한 저녁 - 박연준

2021 시필사. 167일 차

누구에게나 지독한 저녁 - 박연준


누군가 좋아지면 도망가고 싶어요 뒤를 모르는 곳으로

코와 눈만 겨우 가늠할 수 있는 곳으로

아니, 가늠할 수 없는 곳으로


당신과 나 사이 겹벚꽃나무와 층층나무,

봄이라는 모호한 전쟁


당신과 나 사이

건널 수 없는 다리들

전깃줄을 타고 빛으로 갈까요


(((도망)))


가죠,


얼굴이 그물이 되어 얼굴을 낚고,

잡히지 않고 싶어요 말한 후 잡히면,

알게 되는 옥상,

알게 되는 응달,

알게 되는 미래,

알게 되는 이름표,


저녁은 흐리멍덩하게 오죠

그게 문제예요


주머니가 없는 사람 당신은

무엇도 담지 못하는 사람

빗방울도 어린 꽃잎도 처음 세상에 내려오는 눈송이도

당신을 스쳐 가죠


사랑의 앞발이

비밀을 하나둘 거둬 갈 때,

야울야울 타는 저녁 창

야울야울 타는 그림자


견디죠, 누구든 그걸

견딜 거예요


#누구에게나지독한저녁 #박연준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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