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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마르스 Jun 08. 2021

아침 - 유희경

2021 시필사. 159일 차

아침 - 유희경


어둠이 마음을 거두고 사방에서 빛이 번지기 시작할 때, 아무 말도 하지말아요. 뒤척여 스스로 자리를 마련하려는 소리들에 대해, 간밤 당신이 말하려고 했던 것들에 대해, 그러나 말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꿈과 함께 가라앉아버린 감정들에 대해, 그러나 기어코 오늘도 사랑해야 하는 당신의 사람들에 대해, 말하지 말아요. 이 무렵, 당신의 반대편 어느 하늘에는 달이 밝아오고, 사람들이 혼곤한 잠에 빠져들기 시작한다는 우연한 필연에 대해, 그 비밀 많음에 대해, 그런 것으로 가득한 생에 대해, 아직 당신에게 일어나지 않은 일들의 없음과, 곧 일어난 어떤 일들의 아직 없음에 대해 그 가능의 불가피함에 대해서도 아무 말도,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아침 #유희경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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