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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민 Dec 28. 2016

이유가 없는 게 이유

편두통



무언가 불편한 건 맞다.

허나 그 이유에 대해선

나조차도 모르겠다-

알고 싶지도 않고.


깨질 듯한 머리를 붙잡고

아무리 데굴데굴 굴러봤자

아무도 이 고통을 알 리 없다.


그저 정신 나간 사람

아니면

건강 이상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된다.


비가 내리고

정적이 흐르는 낮,

그렇게 머리 속

복잡하게 엉켜있는 실타래를

끊어달라고 스스로 애원했다.


시야가 흐릿해지는 게

눈물 때문인 지

빗물 때문인 지

알 수 없었다.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삶을 산다는 건

이토록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군가 나의 행복을 물었을 때

그저 그렇다 라고 대답하면,

굳이 그에 대한 이유를 되묻지 않고

그 감정 그대로 받아들여지길 바랄 뿐.


이유 모를 우울감은

이따금씩 찾아오기 마련이니까.


왜 라는 꼬리표에서

가끔은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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